춘추전국시대 맞은 국민의힘, 패권은 누가 잡나
[경향신문]
당내 주류가 사라진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권을 두고 당 중진은 물론 초선과 원외 인사까지 나서면서 주도권 싸움에 불이 붙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 선거에 3명이나 출사표를 던지면서 세대 대결 양상과 달라진 초선들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주류 없어 ‘패권 다툼’ 치열
초선·청년 vs 중진 등 각축
당권 놓고 합종연횡 가능성
다음달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설전이 한창이다. 설전의 중심에는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그리고 5선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있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스카가 윤여정 선생께 연세가 많아서 상을 준 것이 아니듯, 핵심은 역량과 비전”이라고 말했다. 주 전 원내대표의 “윤여정 선생도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상을 받았다”는 14일 라디오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웅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복당 문제로 설전을 벌였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주 전 원내대표와 당대표로서의 ‘경륜’ 논쟁을 벌였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배현진 의원까지 합하면 초선 3명이 지도부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윤희숙 초선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고민 중이며 초선 의원 1~2명도 최고위원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초선들의 대거 ‘출사표’는 보수정당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탄핵 및 유죄 판결로 두 전직 대통령이 몰락했고, 지난해 총선에서 대패하면서 당내 주류나 계파가 사실상 사라졌기에 나올 수 있는 현상이라는 평가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초선 의원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무게추가 초선 쪽으로 기울었던 것도 사실이다. 초선 의원들이 과반에 이르는 점도 작용했다.
다만 실제 전당대회에서 신선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초선 의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들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당대회 규정은 당원 대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이 7 대 3이다. 당원 절반 이상은 영남권에 몰려 있다. 구조적으로 초선·수도권 의원 당선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김은혜 의원의 “영남은 죄가 없다. 도로 한국당이 문제”라는 SNS 발언은 영남권 표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초선간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주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의 양강 구도이지만, 초선들이 연합한다면 3강 구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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