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자식 먹이는 마음으로" 양동상인 오월정신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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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같은 학생들이 배고파 죽겄단디 외면할 수가 있어야지라."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5·18행사위)는 항쟁 당시 굶주린 시민군들을 위해 양동전통시장 노점상인들이 손수 만들어 건넸던 '주먹밥'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었다.
원순석 5·18행사위 위원장은 "주먹밥은 5·18항쟁 기간 동안 이웃을 먼저 사랑하고 나눔을 실천한 숭고한 민중정신 상징한다. 이러한 뜻을 기려 양동시장 상인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발굴, 널릴 알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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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마음으로"..'나눔·연대' 광주공동체 정신 상징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내 자식 같은 학생들이 배고파 죽겄단디 외면할 수가 있어야지라."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 행정복지센터.
제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5·18행사위)는 항쟁 당시 굶주린 시민군들을 위해 양동전통시장 노점상인들이 손수 만들어 건넸던 '주먹밥'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었다.
항쟁 당시 양동시장 일대에서 노점을 꾸렸던 상인 8명(이영애·곽미순·오옥순·오판심·이정순·나채순·염길순·박금옥씨)은 41년 전처럼 간판 없는 정미소 터(현 행정복지센터)에 다시 모였다.
40여 년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은 고무대야 한가득 담긴 밥을 양 손 가득 퍼낸 뒤 몇 차례 조물조물 쥐었다 피며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영애 씨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리어카 끌고 장사만 했제. 어느 날 본께 (시민군) 차량이 와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치더라"며 "차에 탄 학생들이 '배가 고파 죽겄소' 아우성이었다. 자식 같은 마음에 '이럴 것이 아니다'하고 나섰다"고 회고했다.
이어 "장사한 사람들끼리 모여 '우리는 요러고 살아도 학생들은 편하게 살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아야할 거 아니오'라고 뜻을 모았다. 조금씩 돈을 모아 쌀을 한 가마니로 마구 만들어 건넨 것이 전부다. 정성스레 만들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옥순 씨는 "생활이 다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고픈 이를 위해 밥을 해준 것이었지만, 엄혹한 신군부 치하에서 숨 죽이고 살아야만 했던 세월도 이야기했다.
김정애 씨는 "나도 자식이 넷이고 먹고 살기 힘들었제. 당시엔 '빨갱이다', '공수들이 잡으러 온다'는 소문이 하도 많아서 두려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나중엔 광주시민들도 나서기 시작해 (전남)도청 앞에 밥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밥 해준 게 무슨 죄가 되는지 모르겠으나 당당하다"라고 했다.
이들을 비롯한 양동시장 상인들은 항쟁 당시 '아줌시, 물 한 바가지만 주오', '배가 고파 죽겄소', '요깃거리만 쪼까 주소'라는 시민군 호소에 한 푼 두 푼을 모았다.
이후 모금한 돈으로 장만한 쌀 한 가마니를 정미소까지 들고 가 쌀을 쪄냈다. 상인들은 '양동상회' 앞 터로 쪄낸 쌀을 가져가 빨간 고무통에 마구 부은 뒤 소금간만 하고 주먹밥을 만들었다.
정신 없이 마구 쥐어 만든 터라 주먹밥 모양은 투박했지만, 곧바로 시민군 차량에 실려 전남도청, 전남대 등 항쟁지 곳곳으로 옮겨졌다.
이들의 온정은 무자비한 계엄군 폭압과 맞서 싸우던 시민군들의 허기를 달래줬고, 항쟁 기간 중 나눔·연대의 공동체정신을 실천한 사례로 꼽힌다.
최근엔 이들의 항쟁 당시 활약상이 조명되면서 주먹밥은 오월광주 정신의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원순석 5·18행사위 위원장은 "주먹밥은 5·18항쟁 기간 동안 이웃을 먼저 사랑하고 나눔을 실천한 숭고한 민중정신 상징한다. 이러한 뜻을 기려 양동시장 상인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발굴, 널릴 알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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