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꽉 막히자..中企대출 사활건 은행들

김유성 2021. 5.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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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코로나 이후 은행들의 금융 지원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려 노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지난 3월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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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대출로 만회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가계 신용대출보다 유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강도 가계대출 옥죄기 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데다 당국의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부실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여전하다.

중소기업 대출 사활 건 은행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간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은 6조5641억원 증가했다. 한달간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으로는 2020년 5월(7조4328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작년 5월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 대출 수요가 폭증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괄목한 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올해 1~4월까지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19조6213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위기가 없었던 2019년 1~4월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9조5761억원)과 비교하면 약 2배 규모다.

단위 : 억원, 자료 : 5대(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여수신 계정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코로나 이후 은행들의 금융 지원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려 노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규제가 한층 강화한 가계대출의 대체제의 하나라는 판단이 깔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규제를 고려하면 무조건 기업대출을 늘려야 할 상황”이라면서 “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시중은행들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 각 은행들은 기업금융 부서를 강화하고 있다. 주된 영업권이었던 수도권뿐만 아니 지역별로 기업금융 전담팀 규모를 키우고 있다. 담보물도 부동산이나 동산 등 유형의 자산과 지적재산권(IP)도 인정하는 등 범위를 넓히고 있다. 우량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이 먼저 만기 연장을 제안할 정도가 됐다.

최근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4일 우리은행은 ESG 우수기업 대상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우리 ESG 혁신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국민·신한·하나은행 등도 지난달부터 ‘한국판 뉴딜 및 ESG경영기업 금융지원’을 주제로 신용보증기금과 협력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ESG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지속 경영이 가능한 우량 기업들이 많다”면서 “우량 기업을 발굴한다는 면에서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규제 환경도 고려‥출혈경쟁은 부담

규제라는 현실적 이유도 크다. 바젤III(바젤3)가 도입되면서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 가중치가 종전 100%에서 85%로 낮아진다. 가계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게 건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뜻이다. 또 금융당국은 하반기 은행권에 최대 2.5%포인트(p)가량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쌓도록 했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하면 금융당국이 은행에 추가로 자본을 적립하도록 규제를 하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규제 환경인 셈이다.

하지만 한정된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은행권의 경쟁은 확산하면서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긴급대출 만기 연장 시한이 만료되면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 때를 대비해서라도 우량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우량 기업을 제대로 판별할 능력을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도 많다.

게다가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하면 우량 중소기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지난 3월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7%다. 전월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해 착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단위 : 억원, 자료 : 5대(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여수신 계정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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