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률 세계 1위인데 감염↑, 세이셸의 경고
[경향신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는 아프리카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이 최근 감염률이 급증하면서 다시 봉쇄조치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중요한 장치지만, ‘만병통치약’이라는 맹신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15일(현지시간) “세이셸의 백신접종률은 인구의 61.4%나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인구 9만8000명인 세이셸은 약 한 달 전까지 코로나 감염자 3800명, 사망자 16명을 기록했고 거의 모든 나라에 국경을 열어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세이셸은 GDP의 72%가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다. 세이셸은 지역 내 모임 규제도 완화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정부 집계를 보면 한달만에 총 감염자 수는 9184명, 사망자 수는 32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현재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환자의 33%는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다.
세이셸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사람들이 방역활동에 안이해진 면이 있고, 그에 따라 이미 퍼져있던 바이러스가 좀 더 활발하게 활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급증이유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이셸 정부는 연락처 추적과 테스트 증가로 감염자 수가 더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이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중국산 시노팜, 코비쉴드 백신을 접종했다.
CNN은 “세이셸의 사례는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이 완전히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보도했다. 호주 퍼스 머독대학의 면역학 전문가인 캐시 베리 교수는 “세이셸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도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백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각국은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와 전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리 교수는 “모두 백신접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적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전염을 예방하는 데 매우 뛰어난 조치”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산하 소스위호크 공중보건대 제레미 림 교수는 “코로나는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세계가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