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선호 목숨 잃은 '항만'..노동자 줄었는데 산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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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 이선호씨가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지면서 항만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 5년간 국가무역항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는 줄었지만 산재 건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맹성규 의원은 "항만 터미널 운영·관리 권한을 가진 항만공사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스마트 항만, 항만 자동화 등 각종 기술 진보로 항만하역노동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하역현장에서의 안전점검, 관리·감독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산업재해가 늘고 사고재해율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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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건수 176건→221건 "안전관리 미흡 탓"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 이선호씨가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지면서 항만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 5년간 국가무역항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는 줄었지만 산재 건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철저한 안전점검과 현장 감독이 뒤따르지 않으면 산재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16~2020년 경인항, 평택 당진항 등 전국 14개 국가무역항의 근로자 수와 산업재해 수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항만 노동자 수는 2016년 2만9748명에서 지난해 2만8032명으로 1716명(2016년 대비 5.7% 감소)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4개 무역항에서 발생한 산재 건수는 2016년 176건에서 2020년 221건으로 45건(25.6%) 늘었다. 사고 재해자 수도 같은 기간 162명에서 175명으로 소폭 늘었다.
항만 자동화 등으로 노동자 수가 점차 감소세를 보임에도 산업재해가 늘어난 건 안전교육 미실시나 현장 관리자 미배치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세민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현장에서 많은 화물을 처리하는 데에만 급급했지 자동화 설비나 위험 작업에 따른 2인1조 작업이나 작업감시자 투입이 이뤄지지 않아 산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도 지난 13일 열린 이씨의 추모 문화제에서 “아들 사건의 원인은 원청에서 비용절감, 인건비 줄여보겠다고 법에서 정한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항만공사가 관리하는 국가무역항의 사고재해율(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사고재해자 비율)이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보다 더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14개 국가 관리항만 중 부산‧울산‧여수광양‧인천에는 해수부 산하 항만공사가 있고, 평택항에는 경기도 산하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있다. 나머지 국가무역항은 지방해양수산청이 관리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내내 항만공사가 있는 5개 무역항의 사고재해율이 항만공사가 없는 무역항의 재해율보다 높았다. 2017년엔 항만공사가 있는 무역항의 재해율(0.65%)이 항만공사가 없는 무역항 재해율(0.32%)에 견줘 두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맹성규 의원은 “항만 터미널 운영·관리 권한을 가진 항만공사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스마트 항만, 항만 자동화 등 각종 기술 진보로 항만하역노동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하역현장에서의 안전점검, 관리·감독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산업재해가 늘고 사고재해율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산재예방과 처벌 관련 내용을 분명하게 제시해 노동자들에게 위험이 전가되고 희생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관련기사: 국가시설 무색한 ‘항만 참극’…노동자 사망, 전 산업평균의 1.5배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9946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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