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교사' 인증하고 개발자 양성소 설립..애플 "한국에 교육투자 확대"
수잔 프레스콧(Susan Prescott) 애플 부사장은 "한국의 교사에게 전문성 계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개발자 양성 기관을 세우는 등 한국 내 교육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한국에서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을 넘어 교육을 통해 애플의 기업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우수한 개발자와 교사가 많아 애플에 굉장히 중요한 교육 시장”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2003년 전문가용 시장 담당 부사장으로 애플에 입사했으며 지금은 세계 개발자 관계 및 기업·교육 마케팅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애플은 민간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패드, 맥북 등을 학교와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공립학교에만 50만 대 이상의 아이패드를 공급했다. 청년을 위해선 코딩과 영상·음악 창작 관련 전문 교육 커리큘럼을 지원한다. 교사를 대상으로는 애플의 교육 솔루션을 기반으로 전문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교육은 ‘애플의 DNA’라고 말할 정도로 애플이 중시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애플 우수 학교’ 같은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교사 교육 센터(Apple Teacher Learning Center)’ 사업을 한국에서 벌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 사업은 교사에게 아이패드, 맥PC, 애플의 교육용 앱 등을 통한 교수법을 가르쳐주고 '애플 교사'로 인증해준다. 애플 교사에겐 수업 방식에 대한 포트폴리오 제작 과정을 지원한다. 교사는 교육계의 주요 과제인 '디지털 전환(DX)'을 애플을 통해 실현할 수 있고, 애플은 선생님을 통해 회사의 제품·서비스 가치를 자연스레 확산시킬 수 있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전문 교육 커리큘럼은 한국어로 현지화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딩 커리큘럼 중 하나인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Swift playground)'는 최근 현지화했다"고 했다. 스위프트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만든 코딩 프로그램 언어다.
올해 안에 250억원을 투입해 한국에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도 설립할 예정이다. 앱,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등 개발자가 되기 위한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애플은 전세계 10여곳에 개발자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며, 이 곳 졸업생이 1500여개 앱을 만들고 160여개 회사를 창업할 정도로 높은 성과를 자랑한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애플로선 한국 내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은 매우 큰 투자"라고 말했다.
애플은 또 100억원을 투자해 저소득층 학생과 혁신학교에 자사의 디지털 기기를 무료 보급하는 사업도 벌인다.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과 디지털 기기 보급은 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올 2월 확정된 '동의의결안' 시행의 일환이다. 애플은 국내 통신사에 광고 비용을 떠넘긴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고, 이를 자진 시정하는 차원에서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프레스콧 부사장은 6월 열리는 애플의 대표적인 행사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와 관련 "한국에서도 수천 명의 개발자가 행사 등록을 해줬다"며 "애플의 플랫폼에 앱을 구축한 개발자와 창업자들이 영감을 주고 받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교육 사업은 사회 양극화 해소 등 공익적 관점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교육 사업으로 '잠재적 소비자'인 청소년을 애플의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만들어 기업 영향력 확대에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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