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축구 장점 찾아 中 축구 수준 높이기 가능할까?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아버님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 선수가 꿈이셨습니다."
중국은 스스로를 대국이라 부르는 스포츠 강국이다. 개인 종목은 인재 풍년이다. 탁구, 쇼트트랙은 세계 수준이고 농구, 여자 축구도 반등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남자 축구는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수준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슈퍼리그에 거대 부호들이 투자해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차이나 머니'의 힘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가대표와의 연계는 좀처럼 되지 않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도 중국은 A조 2위로 밀려나 있다. 시리아가 승점 15점으로 단독 1위, 중국은 필리핀(이상 7점)과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2위다. 몰디브(6점)의 추격까지 받고 있다.
최종예선은 8개 조 1위가 직행하고 2위 중 상위 4팀이 기회를 얻는다. 중국은 2위 경쟁에서도 8위로 밀려 있다. 본선 진출은 고사하고 2차 예선에서 카타르행 꿈을 접는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수준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엘리트 축구와 풀뿌리 축구인 생활 축구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초등학교 과목에 축구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고 도시마다 축구학교를 설립해 미래에 투자하지만, 아직은 큰 효과가 없다.
중국 칭다오 출신의 국뢰체육문화산업(이하 GRS) 꿍쇼우청 대표는 생활 축구에서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특히 중국보다 수준이 높은 한국의 사례에 주목했다.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꿍쇼우청 대표는 재제주도 중국인상회를 맡아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15일 제주도 서귀포의 강창학 축구장에서 시작한 '2021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GRS 풀뿌리(草根, 초근) 축구대회'는 그 시작이다. 일반, 동호인 팀이 섞여 뛰며 50세 이하 16팀, 50세 이상 20팀이 참가했다. 조별리그를 6월까지 치르고 9월 이후 본선, 왕중왕전이 열린다. 우승팀은 중국 청도에서 진행 중인 같은 대회의 우승팀과 교류전을 갖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단 국내에서 먼저 하고 상황에 좋아지면 내년 칭다오로 넘어간다.
꿍쇼우청 대표는 이날 첫 경기에 직접 뛰었다. 특유의 짧은 머리를 앞세워 땀을 흘리며 한, 중 생활 축구의 교류에 앞장서는 모양새였다. 그는 "부친께서 중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축구 사업을 했다. 청도에서 5년째 같은 대회를 열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활성화하고 싶다. 제주도는 생활을 축구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에서 축구 관련 사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 정부나 축구협회가 언제라도 정책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어 그렇다. 외국인 선수 보유나 구단 재정 한도를 설정하는 등 중앙집권적 제도로 압박한다. 꿍 대표도 "칭다오에서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도 중국 정부가 인정해주지 않았다. 개인이 무엇인가 한다는 것이 그렇지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5년 동안 칭다오에서 쌓은 노하우를 제주에서 시도해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그는 "제주도에서 첫 시작을 했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각 시도축구협회와 인연이 있었으면 한다. 생활 축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제주도와 칭다오 사이에 자매도시 교류 계획까지 있다며 "민간교류를 통해 서로 발전이 있었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꿍 대표의 재산은 수 조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내 레저 산업에도 영향력이 있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대회를 승인하지 않았지만, 제주도에서 이해를 해줘 열릴 수 있었다고 한다.
충분히 중국 슈퍼리그 팀 투자도 가능했던 꿍 대표다. 칭다오에는 슈퍼리그를 누비는 칭다오FC도 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개방 당시에는 국민 모두가 탁구를 하고 좋아했다. 축구 역시 전국민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세계 수준으로 발전 가능하다. 미래에 투자하고 싶다"라며 "아마추어 축구 투자는 언젠가는 분명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중국 아마추어는 높은 수준을 바라지 않는다. 낮은 문턱에서의 시작이 최고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한중 교류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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