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외신 입주 건물까지 폭격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2021. 5. 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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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충돌이 7일째 이어지면서 사망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 국제사회가 충돌을 다급히 만류하고 있지만 양측이 ‘피의 보복’을 부르짖으며 강대강 대치중이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6일까지 이어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41명을 포함해 최소 149명이 숨졌다. 하마스도 연일 로켓포를 다량 발사하면서 항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지역서도 어린이 2명을 비롯해 총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일째 교전으로 인한 양측 사망자는 최소 159명에 이른다. 부상자는 팔레스타인 900여 명, 이스라엘은 500여 명 넘게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16일 “군 타격 목표는 하마스 군사시설물”이라고 밝혔으나 하마스 측은 “신경과 의사가 이스라엘군 폭격에 의해 숨지는 등 가자지구 내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AP통신과 알자지라방송 등 다수 외신이 입주한 가자지구 내 12층 건물도 하마스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고 주장하며 공습으로 파괴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방향으로 다량의 로켓포 공격을 감행하면서 항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15일(현지 시간) 연쇄 통화를 갖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하마스 등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이에 대해 강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의 갈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의 생명을 비극적으로 앗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언론인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보호를 보장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 있는 AP통신 등 언론사 사무실을 공습으로 파괴한 뒤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바스 수반과의 통화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더 많은 안보와 자유, 경제적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면서 ‘두 국가 해법’이 이를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이전의 경계선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각각 공존하자는 개념으로, 바이든 행정부를 비롯해 국제 사회가 대체로 지지하는 방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바스 수반과 통화한 것은 올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미국 민주당 내 진보진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에 대해 더 강경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유럽 곳곳에서는 주말 동안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나 최루탄과 물대포가 난무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각국 지도자들까지 나서 우려를 표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주말인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스위스 제네바, 베를린 등 유럽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파리 북부 지역에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기 위해 3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발사되고, 44명이 체포됐다. 런던 내 이스라엘 대사관 일대에서도 이날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의 공격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제1야당 노동당 다이언 애벗 의원은 시위 현장에 나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영토를 뺏겼고 이제 집에서 살해당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하마스와 다른 테러 단체들의 로켓포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마크롱은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평화가 시급하고 분쟁이 빨리 종식되길 바란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안보에 대한 헌신과 국제법에 따라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무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작전은 필요한만큼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하마스 지도부도 이날 이스라엘에 “불장난하지 말라”며 날을 세웠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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