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교수 대신 광주 찾아 유가족에 사과하는 위덕대 학생들
[경향신문]
“기성세대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대신 고개를 숙입니다.”
경북 경주 위덕대 학생들이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전한다. 이 대학 교수가 최근 비대면 강의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 등이라고 주장(경향신문 4월17일자 9면 보도)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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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대 총학생회는 17~18일 광주를 찾아 5·18 관련 망언을 한 박훈탁 교수(경찰행정학과)를 대신해 유가족에게 사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총학생회 소속 학생 11명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희망 학생 6명, 교직원 2명 등 19명이 동행한다.
이들은 17일 오전 9시쯤 광주에 도착해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전일빌딩, 금남로, 옛 전남도청 등도 찾는다. 18일에는 대구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이다영 위덕대 총학생회장은 “아직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우리 대학을 보는 분들이 있지만, 이번 광주 방문과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에 대한 사과를 계기로 위덕대 학생들의 진심이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3월26일 자신이 맡고 있던 교양과목인 ‘사회적 이슈와 인권’의 비대면 동영상 강의를 통해 “5·18이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란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갖고 있다” 등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이 학교 총학생회는 지난달 16일 입장문을 내고, 시위를 벌이는 등 박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5·18기념재단도 조만간 박 교수를 5·18특별법을 어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위덕대 학교법인 회당학원은 지난달 14일 박 교수를 모든 강의에서 배제하고, 같은 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징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징계위원들이 박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판단하고 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학생들이 기성세대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고, 광주를 찾아 유족에 사과까지 하겠다는 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굉장히 성숙한 모습”이라면서 “5·18의 고통에 대해 위덕대 학생들이 고민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5·18을 바라봐야 할 태도,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한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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