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한미 정상회담 맞아 40조원 '투자 보따리'.. "정부에도 든든한 지원군"

김기중 2021. 5. 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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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국내 4대 그룹이 40조 원에 달하는 투자 선물 보따리를 푼다.

기업 입장에선 미국의 반도체ㆍ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그린뉴딜 정책 등에 선제대응하는 성격도 있지만, 백신 공급불안 해소가 다급한 우리 정부에겐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할 거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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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4월 3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5월 21일 백악관에서 열린다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국내 4대 그룹이 40조 원에 달하는 투자 선물 보따리를 푼다. 기업 입장에선 미국의 반도체ㆍ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그린뉴딜 정책 등에 선제대응하는 성격도 있지만, 백신 공급불안 해소가 다급한 우리 정부에겐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할 거란 기대가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순방길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비공식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기업 대표의 동행 소식에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계획 구체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거나 투자를 검토 중인 규모는 약 40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증설하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절반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반도체ㆍIT기업의 메카로 부상한 애리조나, 뉴욕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인데, 이 중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백악관 주재 반도체 화상회의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한 데 이어, 이달 20일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화상회의에도 초청받는 등 계속 투자 압박을 받고 있어 이번에 투자계획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 달러(8조1,417억 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투자계획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과 수소 생태계 확산 등에 선제 대응하고 미래 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미국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자동차회사 GM(제너럴모터스)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 원 규모(LG 측 투자금은 1조 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합작공장 외에 2025년까지 미국 내 2곳에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적인 배터리 공장도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가동 중인 SK이노베이션은 현재 3조 원 규모의 3, 4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1, 2공장 투자금액 3조 원을 합해 총 6조 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방미길에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계획이 공식 발표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삼성SDI도 미국 내 합작회사 등을 통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 내 투자 계획이 확대되고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백신 공급 불안 해소에 나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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