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직원 뺨 후려친 벨기에 대사 부인, '처벌 못할 듯'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서울 시내 옷가게에서 종업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입건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A씨가 외교관 가족에게 부여된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경찰에 밝혔다. 따라서 이번 폭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사진=SBS ‘뉴스8’ 캡처)

서울 용산경찰서는 16일 “벨기에 대사 측으로부터 A씨에 대한 면책 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14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가 면책 특권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A씨는 재판에 넘겨지지 않을 전망이다.

외교관과 그의 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은 ‘외교관계에 대한 빈협약’의 면책특권 규정에 따라 주재국의 형사처벌을 면제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절차대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불송치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지 않을 수 있다.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인 A씨는 지난달 9일 서울 용산구의 옷가게에서 직원을 폭행해 논란에 휩싸였다.

A씨는 옷가게를 찾았다가 직원들이 ‘입고 있는 옷이 매장에서 파는 옷과 같다’며 혹시 결제를 하지 않고 입었는지 묻자 거세게 항의하며 직원들을 때렸다.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된 후 이 점원은 A씨에게 사과한 뒤 매장으로 다시 돌아왔고, 2분 뒤 A씨가 다시 가게로 들어오더니 직원의 뒤통수를 때렸다. A씨는 다른 직원이 말리려 들자 거칠게 밀치며 손가락질을 하고 뺨을 때렸다.

논란이 커지자 벨기에 대사관은 같은 달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인이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으며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 이후 뇌졸중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A씨는 지난 6일 용산경찰서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장구슬 (guseu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