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거래소 1년]공유주방·물류신용평가·여행소비 분석..데이터경제 지도
신용·통행정보 결합..개인사업자 금융혜택 ↑
신한카드 결제-SKT 통신 정보 더해 관광행태 분석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범한 금융데이터 거래소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금융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 3법(개정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데이터 거래를 촉진하고자 만들어졌다. 그동안 금융·비금융 105개의 회원사를 확보하고 2300건이 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타임스는 출범 1년을 맞는 금융데이터 거래소의 거래 현황과 활용 사례, 향후 과제 등을 담은 기획을 마련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의 역할은 단지 데이터를 주고받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통과 결합, 나아가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복수의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정보를 창출한다. 공유 주방 플랫폼 스타트업 A사가 하나의 사례다.
적은 자본으로 창업하는 데 임대료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걸 알게 된 스타트업 A사. 특정 시간대에만 영업하는 점포의 유휴시간대를 활용해 소자본 창업자가 사업할 수 있는 공유주방 플랫폼 사업을 구상했다.
이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공공 데이터와 KB국민카드의 '요식업 가맹점의 시간대별 매출 데이터'를 활용했다. 국민카드 데이터는 지역별·이용연령대별·성별 등 다양한 매출정보가 있어 소규모 창업가들에게 골목상권별 매출과 고객특성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세분화된 업종정보를 중심으로 클러스터 단위별로 집계해 이용 연령대, 성별, 재방문율, 주 유입지 등의 다양한 통계 정보를 융합한 데이터 상품을 공급해 현재도 협업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결합은 유료 상거래뿐만 아니라 금융거래 기록이 많지 않아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보는 이른바 '신파일러'를 해소하는 데도 이바지한다. 비금융 데이터와 결제 이력 등을 융합해 기존 금융기관 신용평가의 한계점을 보완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물류·택배 사업은 호황을 맞고 있지만, 화물차 개인 사업자들은 부정기적인 수입으로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기본적인 금융혜택조차 못 받는 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신용평가회사의 데이터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화물차 고속도로 통행 데이터·안전운행 데이터를 결합했다.
물류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범적으로 안전운행을 한 사업자에게 교통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신용도에 가점을 주는 방식을 적용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화물차 개인 사업자의 금융 혜택이 늘어나는 데 더해, 안전운전 유도라는 간접적인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의 영역에도 데이터 활용 사례는 다양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여행객의 지출 행태를 파악해 관광지별로 발생하는 소비 현황 분석을 시도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사람이 어떤 경로로 가고, 어디서 소비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취지였다. 현재는 지출 행태와 동선은 알 수 있지만, 이동과정의 소비 현황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카드매출 데이터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데이터를 결합해 이동 중 지출액을 파악했다. 아울러 마케팅용으로 분석된 개인의 취미, 관광명소 등의 정보까지 더해, 출발지와 도착지 간 정보를 파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근화 통계관리팀장은 "관광에서는 OD 분석이 매우 중요한데, 기존 정보에 지출 정보를 더해 활용성이 뛰어난 행태분석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로 결합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으로 익명·가명으로 지정된 정보는 전문기관을 통한 결합이 허용됐고, 금융보안원은 정부로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전문기관이 된 셈이다.
지난해 8월 이후 보안원 주도로 결합을 마친 데이터는 16건에 이른다. 데이터 결합이라는 특성 상 비공개가 원칙이라 모든 사례가 알려지지는 않지만, 한국도로공사나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같이 카드·통신 결합 정보가 주로 이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공개된 일반 데이터 외에도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해당 업권이나 기업별로 '맞춤 데이터'를 신청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경우 데이터전문기관을 통해 융합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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