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모집도 비대면시대..설계사 대면의무 면제·AI봇 약관설명

김수현 2021. 5. 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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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디지털 모집 세부방안 마련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보험설계사 1회이상 고객 대면의무 완화, 전자서명 1회만
전화모집시 AI봇 활용, 전화설명+모바일 청약도 허용
화상통화 활용 모범규준 마련
청약서류 설명방법 예시/재공=금융위원회
보험 모집방식별 비중(%)/제공=금융위원회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보험설계사가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만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는 등 100% 비대면 방식의 보험 모집이 가능해진다. 또 전화로 장시간 상품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텔레마케팅 업무에 인공지능(AI)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전자서명도 한 번만 하면 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한 보험업법 시행령 등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 3월 보험 모집채널의 구조적인 변화 흐름을 감안해 세 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그 중 하나로 '비대면·디지털 보험모집 규제 개선방안'에 대해 세부방안을 마련했다.

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은 높이고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기존 모집방식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당국은 기존의 칸막이식 모집방식 규제를 정비하고, 대면·전화·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의 상호결합과 보완을 허용해 제도를 개선했다.

대면모집과 관련해서는 우선 설계사의 고객 대면의무가 면제된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반드시 1회 이상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고 보험계약의 주요사항을 설명해야 했다. 앞으로는 전화로 중요사항의 설명, 녹취 등 안전장치가 전제된 경우 대면없이 전화만으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모바일 청약 시 반복서명 절차도 폐지된다. 전자서명 입력은 청약절차 시작 시 1회만 하고, 소비자가 계약 중요사항과 각각의 서류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 서명란을 서명란을 클릭, 확인하도록 해 작은 화면에서 여러번 서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전화모집의 경우 표준 스크립트 낭독 시 AI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설계사가 직접 30분 내외로 표준 스크립트를 읽으면서 속도와 발음 등 전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문서화된 표준스크립트를 음성으로 변환해 음성봇 등이 자동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속도에 맞춰 설명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를 활용하려면 설명속도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하며, 소비자의 질문이나 추가설명 요청에 대한 실시간 직접 응대 등 쌍향방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 전화와 모바일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집이 가능해진다. 기존 전화 모집에서는 상품안내, 중요사항 설명, 청약서류 작성 등 전 과정이 전화로만 진행됐으나 앞으로는 계약내용 재확인, 보험계약 필요서류 작성 등은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절차가 개선됐다.

마지막으로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회사가 청약철회 기간 내 중요사항 설명의무 이행 등 보험모집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완전판매 모니터링, 이른바 해피콜도 모든 상품에 대해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전자적 방식의 해피콜의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일부상품의 경우 전화방식만 허용됐다. 다만 65세 이상의 계약은 전화 방식만 가능하다.

보험 모집채널이 비대면 문화 및 디지털 기술의 확산, 플랫폼의 보험 시장 진출, 제판분리 등으로 구조적 변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모집 규제 개선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비대면 디지털 모집방식이 늘었다.

전체 손해보험에서 디지털 모집은 지난 2016년 2.9%에서 지난해 6.3%로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11.8%에서 25.2%로 늘었다. 반면 대면모집과 전화모집을 줄었다. 생명보험 상품도 역시 같은 기간 0.1%에서 0.3%로 늘었다.

개선안은 보험업법 시행령 등 입법예고와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금융위는 화상통화 활용(모범규준 마련), 모바일 모집절차 전면 활용(규제 샌드박스), 표준스크립트 분량 축소 등도 추가로 검토해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제도시행 과정을 면밀히 현장 모니터링해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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