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는 최태원, SK 배터리 추가 투자 여부 주목

최민경 기자 2021. 5. 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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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마친 최태원 회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2021. 3. 29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가운데 SK그룹이 미국에 어떤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현대차는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20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미국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3·4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조지아주에 3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1공장을 완공하고 2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어 추가 공장 검토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이 이번 방미길에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투자계획이 발표될 여지가 커졌다.

3·4공장까지 추가 건설할 경우 관련 투자금은 1·2공장을 합쳐 총 5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2018년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 나이트(SK의 밤)' 행사에서 "최근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16억달러를 투자하고 1400명을 채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앞으로 배터리 사업이 잘 되면 50억달러 투자와 6000명 채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19년 9월 'SK의 밤' 행사에서 "최근 3년 동안 미국에 50억달러를 투자했고 향후 3년 동안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도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지난 4월 조지아주 공장을 방문해 "2025년 3·4공장까지 완공되면 6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배터리 생산량은 40GWh(기가와트시)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125GWh 이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3배 이상 수준이기 때문에 공장 신·증설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골고루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미국 내 배터리 합작사(JV) 설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콘퍼런스콜에서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 투자 부담 경감,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추가적인 전략 모색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협력 제안을 받고 있으며 긍정적이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을 벌인 LG에너지솔루션에선 김종현 사장이 이번 방미길에 올라 구광모 LG그룹 회장 대신 현지 배터리 사업 협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부터 미국에서 연간 5GWh 규모의 미시간주 공장을 운영 중인데 2025년까지 145GWh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에너시솔루션은 이와 별도로 최근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조7000억원 규모의 테네시주 공장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얼티엄셀즈는 이미 2조6000억원 규모의 오하이주 공장을 짓고 있다.

또다른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삼성SDI도 미국내 합작회사 등을 통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국내 등에서 배터리 셀을 미국에 수출해 현지에서 완제품인 배터리 팩을 조립해 납품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배터리 셀을 현지에서 만들어야 미국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배터리 셀 공장이 없어 미국 측의 투자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등의 산업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국내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 내 투자 계획이 구체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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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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