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나온다"..'130년 필름 명가' 코닥 이젠 패션 브랜드
MZ세대 소비성향 분석해 제품 개발
"입고 찍으면 사진 잘 나오는 옷" 인식
론칭 첫 해 매출 160억..올 600억 목표
연내 매장 수 80개까지 확장 계획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내 패션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론칭 1년을 갓 넘어선 신생 브랜드 '코닥어패럴'이 눈에 띄는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전개하는 코닥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론칭했다.
코닥어패럴은 론칭 첫 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존 목표 매출 1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1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600억원이다. 유통망도 확대 중이다. 올 2월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롯데 인천터미널 등 상반기에 총 20개 매장을 오픈했다. 11일 현재 64곳의 매장을 보유한 코닥어패럴은 연내 80개까지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130여년의 미국 필름, 카메라 브랜드 코닥은 패션 브랜드로서 명성을 쌓고 있다. 코닥어패럴은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코닥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론칭한 브랜드다. 푸마, 뉴발란스를 거쳐 데상트 론칭을 주도한 브랜드 전문가인 이준권 하이라이트브랜즈 대표는 국내외 패션마켓이 온라인,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을 보고 코닥어패럴을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마케팅, 영업 등 핵심업무 담당 임직원을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했고, 소비자 안목으로 브랜드를 기획, 생산, 유통하는데 주력했다.
취향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성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매출 데이터에 따라 추후 제품개발 방향을 정했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먼저 론칭했다. 백화점 매장에 진출하기 전 2019년 10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플리스, 맨투맨 등 총 6가지 모델, 12가지 컬러의 캡슐 컬렉션을 먼저 선보인 뒤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코닥어패럴의 제품은 '코닥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큼지막한 코닥 로고와 노란색, 빨간색 등 풍부한 원색의 컬러감이 특징이다. 코닥어패럴 전체 제품 중 80% 이상이 원색을 강조한 알록달록한 컬러로 제작됐다. 원색 컬러에 더해 필름 인화지 봉투 그래픽과 로고에 다양한 변주를 준 디자인이 특징이다.
필름, 사진에 뿌리를 둔 코닥의 헤리티지는 매장 디스플레이에도 일관성 있게 적용됐다. 매장 벽면은 코닥의 상징인 노랑색으로 꾸며, 타 브랜드의 매장과 비교해 눈에 확 띈다.
베스트셀러인 맨투맨과 티셔츠는 정식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5월 초까지 누적 판매량이 각각 2만5000장, 5만장이다. 남녀 공용 사이즈의 다양한 컬러 제품들은 커플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 소비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코닥어패럴은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한 다양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젊은 영화감독 발굴 및 지원을 위한 단편영화제를 개최하고, 대구 유일의 흑백사진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 소비 경험을 제공했다.
코닥어패럴의 성공에 힘입은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올해 스트리트 캐주얼인 '폴라로이드 스타일'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웨어인 '디아도라', 골프웨어인 '말본골프' 등 총 3개 브랜드를 연이어 론칭했다. 모두 국내 라이선스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디아도라 슈즈와 말본골프의 일부 제품은 직수입한다.
이 대표는 "라이선스 패션은 하나의 재창조 작업으로 코닥어패럴의 경쟁력은 코닥에서 나온다" 며 "온·오프라인과의 시너지를 추구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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