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전화로만 보험 판매할 수 있다..전자서명도 1번만

표준스크립트 설명시 AI 음성봇 활용 허용
보험판매시 화상통화 활용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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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서상혁 기자 = 보험 설계사가 고객과 만나지 않고 전화만으로도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보험 가입을 위해 서류를 작성할 때 휴대전화 화면에서 여러 번 해야했던 전자서명은 앞으로는 1회만 하고 그 다음부턴 확인만 누르면 절차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비대면·디지털 모집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보험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등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보험 상품 특성상 설계사 중심의 대면 영업이 많고 규제도 촘촘하지만 비대면 문화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 시장 진출, 제판 분리 등으로 구조적 변화에 직면하자 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선 대면 채널 보험 설계사가 반드시 1회 이상 소비자를 대면해 보험계약 중요사항을 설명해야 하는 고객 대면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전화로 중요사항의 설명·녹취, 보험사의 녹취 확인 등 안전장치가 전제되면 대면 없이도 전화로 설명할 수 있게 했다.

모바일 청약 시 반복 서명 절차도 폐지했다. 설계사가 계약자를 만나 중요사항을 설명하면 보험계약 서류 작성 등 청약 절차는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는데 소비자는 작은 휴대전화 화면 등에서 모든 서류에 반복해서 전자서명을 해야 했다. 전자서명 입력은 청약 절차 시작 시 1회만 하고 소비자가 내용을 확인해 서명란에 ‘확인’만 하도록 개선했다.

또 전화 모집 시 인공지능(AI) 음성봇 활용도 허용된다. 지금까지 보험 설계사가 전화로 보험을 모집할 때 표준 스크립트를 모두 직접 낭독하는 방식만 가능했지만 AI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설계사는 고객의 질문이나 추가 설명 요청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전화 설명과 모바일 청약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모집 방식도 쓸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전화로 보험을 모집할 때 중요사항 설명과 각종 서류 작성 등 전 모집 절차를 전화로만 진행해야 했지만 중요사항은 전화로 설명·녹취하고 청약 절차는 모바일로 할 수 있게 했다.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 절차도 개선된다. 전화 해피콜에도 음성봇 활용을 허용하고 고객이 원하는 경우 모든 보험 상품에 온라인 방식 해피콜을 실시할 수 있게 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 계약에 대해선 전화 방식의 해피콜을 유지하기로 했다. 온라인 해피콜 질문방식도 기존의 예와 아니오만 답하는 형식에서 3~4지 선다형으로 개선한다.

시행령 등은 입법예고, 금융위 의결 등 법령개정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또 법령개정 없이 유권해석 등으로 가능한 사항은 먼저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보험 모집 시 화상통화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기존의 전화 모집 절차 가운데 단순 상품 안내를 제외한 모든 절차를 모바일로 대체하는 방식에 대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화 모집 시 중요사항 설명을 위한 표준 스크립트 분량을 간소화하는 가이드라인 마련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개선안을 통해 대면·전화·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이 상호 결합·보완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은 높이고 기존 모집 방식의 비효율은 낮출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