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AI가 보험판매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AI(인공지능) 음성봇을 활용한 보험모집이 가능해진다. 또 전화와 모바일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방식' 보험 모집도 허용된다. 아울러 모바일로 보험 청약 절차를 진행할 때 여러번 반복서명 할 필요 없이 1회의 전자서명만으로도 보험가입 절차가 완료되도록 절차가 개선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의 '비대면·디지털 보험모집 규제개선 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우선 보험설계사가 전화로 보험을 모집할 때 AI 음성봇 활용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설계사가 직접 표준스크립트를 읽고 녹취해야 했다. 이러한 방식은 통상 30분 내외의 시간이 걸려 설계사가 표준스크립트를 지나치게 빠르게 읽거나 부정확한 발음, 형식적 설명 등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TTS(문자 음성 변환) 기술 기반의 AI 음성봇이 표준스크립트를 낭독하도록 하고, 설계사는 고객의 질문이나 추가 설명 요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집절차를 개선했다.

다만 보험회사는 소비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AI음성봇의 설명속도와 음량 등을 조절할 수 있고, AI음성봇 사용 중에도 쌍방향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AI음성봇 활용에 관한 동의도 소비자로부터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또 전화로 보험을 모집하면서 계약내용 확인과 서명 등은 모바일로 하는 하이브리드(혼합형) 모집 방식도 허용키로 했다. 설계사가 본인이 직접 혹은 AI음성봇을 통해 보험상품의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의무와 설명내용을 녹취한 뒤 이를 반영한 청약서와 상품설명서 등을 모바일로 전송하면 소비자가 확인 후 서류를 작성해 보험계약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설명을 듣고 곧바로 보험가입을 결정하기 어려웠던 소비자나 모바일로 원하는 시간에 서류를 작성해 보험계약을 하고 싶던 소비자들의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위

'모바일 청약 시 반복서명 절차'도 폐지된다. 각종 서류를 작은 휴대전화 화면으로 보면서 매번 서명해야 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많아서다.

이에 전자서명 입력은 청약절차 시작시 1회만 하고, 별도 팝업창에 나타나는 계약 중요사항과 서류내용을 소비자가 확인한 뒤 서명란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나아가 금융당국은 화상통화를 활용한 보험모집 허용도 검토 중이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화상통화는 비대면이지만, 대면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모집채널선진화TF(태스크포스)에서 세부방안을 논의 중으로, 상반기 중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중 하나로 실시된 '보험 모집시 보험설계사의 1회 이상 고객 대면 의무 면제'도 상시화된다. 중요사항의 설명과 녹취, 보험사의 녹취 확인 등 안전장치가 전제된 경우에는 고객과 대면 없이 전화로 보험계약 중요사항을 설명할 수 있다.

보험 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 절차도 대폭 개선된다. 앞으로 보험사는 전화 해피콜 때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단, 고객이 음성봇과 해피콜 진행 중 추가 설명 등을 요청하면 보험사는 이에 응대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또 변액보험, 금리연동형 저축보험, TM채널 실손보험 등 전화 방식의 해피콜만 제한됐던 상품도 고객이 원할 경우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 온라인 방식의 해피콜이 허용된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현행과 동일하게 전화방식의 해피콜만 가능하다.

해피콜 질문 방식도 변경한다. 기존 질문이 'Yes or No' 방식이다 보니 답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이에 소비자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사항에 대해선 질문방식을 '3~4지선다형'으로 바꿔 불완전판매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금융당국은 △보험모집 전단계(권유→설명→청약→해피콜)에 걸친 디지털화 △전화 설명 표준스크립트 간소화 등을 추진 중이다.

이 과장은 "금감원과 함께 (변화된) 제도 시행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지, 제도가 현장에서 잘 안착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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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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