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장외파생 거래 1경7019조..코로나 여파로 8년만에 감소

금감원 "기업·금융기관의 통화·금리 관련 헤지 수요 감소"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전년 대비 926조원(5.2%) 줄어든 1경7019조원(명목금액 기준)으로 2012년 이후 8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 글로벌 교역 감소 등 실물경제 위축과 경기 회복을 위한 저금리 기조 하에서 낮은 수준의 금리 변동성 유지 등으로 기업·금융기관의 통화 및 금리 관련 헤지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은 기초자산 파생 상품 중 거래소 없이 일대일 계약으로 거래한 상품을 말한다. 헤지는 가격변동의 위험을 선물의 가격변동에 의해 상쇄하는 것을 말한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1경7019조원으로 전년 대비 926조원(5.2%)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외파생상품 잔액(미청산 금액)은 전년 말 대비 500조원(4.8%) 감소한 9935조원이었다.

주로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왑 거래금액이 줄었다. 지난해 거래규모는 각각 1경2530조원, 3496조원으로 전년 대비 657조원(5.0%), 155조원(4.2%) 감소했다. 잔액은 각각 433조원(16.9%), 38조원(0.6%) 줄어든 2132조원, 6265조원이었다.

통화선도는 환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한 계약이다. 이자율스왑은 이자율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주로 고정 및 변동금리)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지난해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통화(1경3250조원·77.9%), 이자율(3527조원·20.7%), 주식(193조원·1.1%) 순으로 컸다.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이자율(6403조원·64.4%), 통화(3376조원·34.0%), 신용(75조원·0.8%) 주식(64조원·0.6%) 순이었다.

통화·이자율·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와 잔액은 모두 감소했다. Δ대외무역 규모가 줄어들어 외화 관련 헤지 수요 감소 Δ지난해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낮은 수준의 금리 변동성 상황 지속에 따른 금리 관련 헤지 수요 감소 Δ글로벌 증시 호황에 따른 파생결합증권(ELS) 투자유인 감소가 영향을 줬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금융권역은 은행(1경3535조원·79.5%)이었다. 증권사(2560조원·15.0%), 신탁(742조원·4.4%)이 뒤를 이었다. 잔액은 은행(8003조원·80.5%), 증권사(1606조원·16.2%), 보험(160조원·1.6%) 순으로 컸다. 특히 은행은 통화선도(1경210조원), 이자율스왑(2756조원) 등 대부분의 장외파생상품에서 가장 큰 거래규모를 보였다.

지난해 금융사가 장외파생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규모는 23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조1000억원(8.5%) 증가했다. 이 중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의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16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조1000억원(110%) 증가했다. 반면 통화, 이자율, 상품 관련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