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블랜드, 25년 478번째 도전 만에 눈물의 첫 우승
[스포츠경향]
리처드 블랜드는 챔피언 퍼트를 마친 뒤 담담하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귀도 미글리오지와 악수를 나눴다. 캐디와 포옹하고 어깨를 서로 두드려줬다. 그린을 걸어나오던 블랜드는 그때서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1996년 23살에 프로로 데뷔해 48살이 되어서 거둔 꿈 같은 첫 승의 감격이 비로서 실감나는 듯했다.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모자를 벗어 얼굴을 가렸다. 그 모자 뒤에서 블랜드는 뜨거운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첫 승이었던가.
블랜드가 유러피언 투어 브리티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477전 478기의 신화를 만들었다.
블랜드는 16일 영국 서턴 콜드필드 더 벨프리(파72·7310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쳤다. 특히 마지막 홀 버디로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미글리오지와 함께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미글리오지는 블랜드가 1998년 오픈 챔피언십에서 데뷔를 했을 때 18개월된 갓난 아기였다. 유러피언 투어 2승을 올린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미글리오지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은 블랜드의 날이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블랜드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홀 가까이 붙인 뒤 파를 기록, 보기를 한 미글리오지를 꺾고 478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73년 3월2일생인 블랜드는 유러피언 투어에서 역대 최고령의 나이에 첫 우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프로 25년차인 블랜드는 2001년 유럽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 경력이었다. 2018년엔 유러피언 투어 카드를 잃고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 당시 그의 나이 45살. 골프를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다. 그러나 블랜드는 포기하지 않고 챌린지 투어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블랜드는 “45살의 나이로 챌린지 투어로 돌아가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나는 머리를 숙였다. 그것에 꽤 능숙하다.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냥 고개를 숙이고 가서 한다. 그게 내가 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저는 그만두지 않아요. 비록 내가 나쁜 날을 보내고 있고, 좌절할 수 있다고 해도 말이죠. 절대 수건을 던지지 않아요. 이 게임에서 무엇이 코너에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숱한 고난과 역경, 불확실한 미래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던 블랜드는 마침내 25년 만에 꿈을 이뤄냈다.
블랜드의 다음 목표는 유러피언 투어 500회 출전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블랜드는 “500회 출전 기록을 세우겠다는 게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이번 우승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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