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2학기 전면등교, 교사·학생 접종 등 철저한 준비 필요하다

연합뉴스 2021. 5. 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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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학기부터 유·초·중·고교의 전면 등교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작년 한 해 원격수업과 방역을 통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면 올 2학기부터는 전면 등교를 목표로 교육 공백 회복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유은혜 장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을 표명한 데 이어 14일 열린 국가교육회의 보고에서도 "현 정부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학교 밀집도 조정, 철저한 방역을 바탕으로 학생의 등교를 위한 준비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이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이래 온라인 수업과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부분 등교를 병행토록 한 교육 당국이 전면 등교를 추진하게 된 것은 학생들의 학력 격차 등 등교 차질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반적인 학력 저하 속에서도 중위권이 줄어들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대면 수업의 결손을 사교육으로 메울 수 없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된다. 등교 수업을 하지 않으면 특히 어린 학생들을 돌보는 부담이 학부모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다.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학생들의 인성 함양이나 사회관계 형성을 돕고 지도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전면 등교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또 우리 사회의 정상 회복을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철저한 방역 대책 없이 섣불리 전면 등교를 시행할 경우 학교가 또 다른 유행의 진원지가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많은 인원이 여러 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야 하는 학교의 특성상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감염의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충북 음성에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고리로 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해 15일 오후 10시 현재 음성·청주·충주에서 교사·학생을 비롯해 20명이 신규 확진되는 등 학교는 이미 주된 감염 발생 장소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 등교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들의 예방백신 접종이다. 교사들에 대해서는 보건·특수교사를 시작으로 접종이 이미 시작됐고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여름방학 안에는 전체 교직원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경우 올겨울 대입 수능시험을 치르는 고3에 대해 여름방학 중 접종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이다.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2학기 개학 이전에 학생들에 대한 접종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확보된 백신 물량이 빠듯한 것도 문제지만 임상시험의 미비 등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청소년들에게 맞힐 수 있는 백신이 매우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확보한 백신들 가운데 화이자 제품만 16~17세 접종이 허용되며 15세 이하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아예 없다. 이는 청소년들의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각국 정부나 제약사들이 이들의 접종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탓이 크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최근 들어서는 청소년 백신 접종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일부 제품에 대해 청소년 대상 사용을 권고하기 시작해 이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있으나 시기가 문제다.

청소년들도 분명히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감염되면 가정으로, 지역사회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접종이 전제되지 않은 전면 등교는 매우 위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 당국은 방역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전반적인 방역 상황, 특히 백신 접종의 진행 정도를 잘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전면 등교 여부와 일정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새 거리두기 지침에는 단계별 등교 밀집도 개편 방안도 포함될 예정인 만큼 이와 연계해 교내 방역 지침과 감염 발생 시 대처 매뉴얼 등도 손볼 필요가 있다. 교차 등교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간이검사의 확대 등도 검토해 볼 만하다. 물론 다른 여건이 충족됐다고 하더라도 나라 전체의 감염 상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전면 등교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면 등교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면밀한 대비 없이 서두르다가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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