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코로나19 훌훌 털고, '인천의 왕'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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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팬들, 참 오래 기다렸다.
김도혁과 네게바 등 주전 선수가 투입된 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인천이 후반 3분 무고사의 동점골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시즌, 인천의 득점 50%를 책임졌던 무고사는 동계 훈련 기간 부친이 위독해 고국 몬테네그로로 10일 간 떠났다.
인천은 무고사가 없던 시기에도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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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인천 팬들, 참 오래 기다렸다. 무고사가 부활하기를 말이다.
인천은 15일 저녁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16라운드 광주 FC전에서 2-1으로 이겼다. 엄원상이 전반 23분 펠리페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기록했다. 김도혁과 네게바 등 주전 선수가 투입된 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인천이 후반 3분 무고사의 동점골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44분에는 송시우의 역전골이 터졌다.
지난 시즌, 인천의 득점 50%를 책임졌던 무고사는 동계 훈련 기간 부친이 위독해 고국 몬테네그로로 10일 간 떠났다. 이에 더해 귀국한 후 본인을 포함한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치료가 필요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위독했던 부친은 결국 하늘로 떠났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 4월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을 리 만무했던 그다. 결국 14라운드 대구 FC전에서야 시즌 첫 선발로 나왔다. 이은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선발 출장했지만 두 경기 모두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인천 선수단과 팬들이 고대하던 시즌 첫 골은 16라운드가 돼서야 나왔다. 이 골이 매우 중요했다. 광주에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동점골이었다.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인천에는 보슬비가 내렸다. 양이 많지 않아 내리는 듯 마는 듯했다. 그런데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어느새 소낙비로 바뀌었다.
무고사는 이 빗줄기 사이에서 후반 3분 강윤구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육성 응원은 금지됐으나, 인천을 찾은 1,800여 명의 홈팬이 쏟아내는 짧고 거대한 함성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범주였다. 무고사는 팬들을 향해 뛰어갔고, 특유의 ‘스트롱맨’ 세리머니를 5월이 돼서야 홈팬들 앞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
세찬 비와 열광적 몸짓의 팬들, 무고사의 세리머니가 이루는 삼박자는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충격적일 만큼 아름다웠다.
인천은 이번 시즌 최초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역전골을 만든 송시우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고 공격을 퍼부을 수 있던 건 단연 무고사의 동점골 덕분이었다.
무고사는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팬들과 팀 동료들이 보내준 믿음 덕분이라고 했다. 뼛속까지 인천의 레전드다운 발언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힘들었던 올해 초를 돌아보며 “병원에서 한 달 이상 어려운 시간을 겪었다. 힘들었다. 훈련 복귀 후에는 힘든 시간을 겪었는데 구단 모든 사람들이 믿어줬다. 팬들도 믿어줬다. 100%는 아니었는데,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두 경기에서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라고 믿어준 이들의 도움 덕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천은 무고사가 없던 시기에도 잘 버텼다. 줄곧 최하위에 머물던 지난 시즌 초반과 달랐다. 어느새 리그 순위는 7위까지 치솟았다.
이제 인천의 왕이 돌아왔다. 인천은 더 위로 올라갈 원동력을 얻었다. 무고사는 몸 상태에 대해 “80~90%다. 노력 중이다. 휴식기까지 두 경기가 남았는데, 이 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 휴식기 종료 후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목표다”라고 100%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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