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질환 진단 때 5000만원 준다더니 왜 안줄까..보험의 함정
CI보험 약관 "질병 '중대'할 경우 보험금 지급"
'중대한' 해석 놓고 애매모호해 민원 지속
'뇌혈관 질환 진단 시 보험금 최대 5000만원 지급' 보험사의 이런 보험 상품 보장 문구가 있다고 하자. 글자 그대로 읽으면 뇌혈관 질환으로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최대 5000만원 지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뇌혈관 질환이라고 해서 반드시 보험금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보험의 '함정'이다.
대다수 보험사가 판매하는 뇌혈관 질환 보험은 크게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몇몇 보험사는 이 모두를 보장하는 상품도 팔고 있다.
때문에 뇌혈관 질환을 우려해 보험에 가입한다면 뇌출혈을 보장하는지 뇌경색을 보장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한다. 이 두 가지를 뇌졸중이라고 통칭해 부른다.
특히 열공성 뇌경색은 뇌의 아주 작은 혈관이 막혀 발생한다. 뇌경색으로 발전 가능성이 없어 뇌경색의 일종이나 뇌경색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에는 보험사가 열공성 뇌경색도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금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곳은 없다.
뇌출혈과 뇌경색을 모두 보장하는 CI(Critical Illness, 치명적인 질병) 보험은 가입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뇌출혈 또는 뇌경색으로 진단을 받더라도 질병의 정도와 후유장애(어떤 병을 앓고 난 뒤에도 남아 있는 신체넉 장애) 여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유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CI보험은 중대질병이 발생하면 사망보험금의 80~100%를 미리 받을 수 있는 보장성 보험으로, 현재 대부분의 생명보험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보험금 지급 사유 발생 시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아 치료비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주계약 1억원을 가입했다가 CI 진단을 받게 되면 8000만원을 먼저 지급받고 이후 사망 시 2000만원을 받게 되는 구조다.
상당수 CI보험 약관에는 질병이 '중대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애매모호하게 명시돼 있다. 뇌출혈이나 뇌경색 진단이 반드시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중대한'이라는 의미가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CI보험은 보험금 지급 심사 시 질병의 종류뿐만 아니라 특히 심각성도 함께 본다. 바로 이 부분이 주관적이고 모호해 보험사와 소비자간 분쟁이 현재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의 폐색으로 인해 심근으로의 혈액 공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해당 심근 조직의 비가역적인 괴사를 가져오는 질병이다. CI보험에서는 증상이 중대한 경우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CI보험 약관상 규정하는 중대한 급성심근경색증은 의사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상 전형적인 흉통이 존재하면서 해당 질병의 전형적인 심전도 변화가 새롭게 출현하고 동시에 CK-MB(심근경색 판단 검사)를 포함한 심근 효소가 발병 당시 새롭게 상승하는 상태 등 3가지 특징을 모두 보이는 경우에만 보장한다.
즉,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단을 받아도 관련 약관에서 규정한 1개 또는 2개 특징만 가지고 있는 경우 보장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CI보험 가입자들은 '의사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상 전형적인 흉통의 존재' 여부를 가지고 CI진단금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겨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간이 기능을 못하게 되는 질병인 말기 간질환도 이런 단골 민원이다. 말기 간질환은 간세포에 손상을 입어 간 조직이 딱딱한 섬유화 조직으로 변해 원래 간 기능을 수행 못하는 질병이다.
CI보험에서는 일반적으로 염증에 의해 간이 섬유화가 진행되는 간경변증 중 영구적인 황달, 복수, 간성뇌병증(간경화증에 합병되는 뇌 병증)의 3가지 특징을 모두 동반한 말기 상태의 간경변증에 대해서만 보장한다.
반면, CI보험 가입자들은 간경변증 진단만 받으면 CI진단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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