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안방으로, 넷플릭스는 영화관으로

송경재 2021. 5.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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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메이저 할리웃 영화사 디즈니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디즈니가 안방극장 공략을 천명한 가운데 넷플릭스는 영화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영화관들이 개봉작에 목말라하는 가운데 지금 가장 활발히 영화를 찍는 곳이 넷플릭스인데다가, 믿었던 디즈니마저 등에 칼을 꽂는 바람에 이제 피아 구분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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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영화관 상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넷플릭스 건물. 로이터뉴스1

미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메이저 할리웃 영화사 디즈니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디즈니가 안방극장 공략을 천명한 가운데 넷플릭스는 영화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미 영화관들이 신작 영화에 목말라하는 가운데 영화관에 영화들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 영화, 온라인 공개 1주일전 극장 상영
그 첫 타자가 좀비 영화 '죽은 이들의 군단(Army of the Dead)'이다. 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넷플릭스 플랫폼에 서비스 되기 1주일 전인 21일 일부 미 영화관에 내걸린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영화관들의 숙적이었다.

사람들이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는 대신 집에 편안히 앉아 영화를 즐기는 추세의 한 가운데에 넷플릭스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넷플릭스와 극장업체들간 대립구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 여파로 영화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영화관람 무게 중심이 극장에서 안방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빨라진 가운데 영화관들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과 타협에 나섰다.

디즈니는 안방 극장 강화
디즈니처럼 온라인 서비스도 겸하는 영화사들이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극장업체들이 타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영화관들은 그동안 고집스럽게 극장 개봉 '90일' 뒤 온라인이나 DVD 배포라는 철칙을 지켜왔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안찾으면 최소 석달은 지나야 한다는 불편함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포문을 연 것은 영화관 업체들의 희망이었던 메이저 영화사 디즈니였다.

디즈니는 지난주 1·4분기 실적발표 뒤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컨퍼런스 콜)에서 일부 영화는 자사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에 먼저 풀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또 디즈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화관에 우선 내거는 영화들 역시 지금처럼 '90일' 뒤 디즈니플러스에 올리는 대신 그 절반인 '45일' 뒤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가 물꼬 틀고, 넷플릭스 활개
디즈니가 물꼬를 터버린 셈이다.

그동안 넷플릭스 영화는 일부 극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상영돼 왔다. 아카데미상을 받으려면 극장 개봉이 조건이어서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넷플릭스는 일부 영화들을 좋은 조건으로 영화관들이 상영할 수 있게 했고, 이에 일부 극장들이 동참해 넷플릭스 영화들을 상영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넷플릭스 영화관들이 안방보다 영화관에서 먼저 상영되는 일이 많아질 전망이다.

영화관들이 개봉작에 목말라하는 가운데 지금 가장 활발히 영화를 찍는 곳이 넷플릭스인데다가, 믿었던 디즈니마저 등에 칼을 꽂는 바람에 이제 피아 구분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미 3위 극장체인과 협력
이 흐름에 앞장 선 영화관 체인은 미 3위 극장업체 시네마크 홀딩스다. 여러 중소형 영화관들과 함께 넷플릭스 신작 좀비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상영관 수는 600개에 이른다.

경쟁사인 업계 1, 2위 업체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와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아직 넷플릭스 영화를 내걸 계획이 없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영화 가뭄과 영화사들의 온라인 강화 흐름이 거세지면 넷플릭스 영화 개봉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과 영화관 개봉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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