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자질 보였다" 선발투수 나균안, 어떻게 만들어졌나

김상윤 기자 2021. 5.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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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 나균안이 15일 KT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KT에 역전패했지만 ‘선발투수 나균안 프로젝트’를 1년여 만에 완수했다.

나균안(23·개명 전 이름 나종덕)은 15일 KT와 홈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서 5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당초 계획했던 공 100개보다 적은 73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안타 4개를 맞았고 삼진 4개를 잡았다. 볼넷은 없었다.

팀이 4-0으로 앞설 때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 요건을 갖춘 나균안은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첫 승은 놓쳤지만, 선발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지난 1년간 1군 선발 등판을 목적으로 설정하고 차례차례 진행된 과정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포수 마스크를 벗은 나균안은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제구력과 변화구를 가다듬고, 속구 위력을 높이며 어엿한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마산용마고 시절 최고의 포수 유망주로 꼽힌 나균안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2019년 104경기에 출전했으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다 타격도 타율 0.124, OPS(출루율+장타율) 0.383으로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나균안이 투수 도전을 시작한 건 이듬해인 2020년 2월이었다. 그는 2월 말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훈련 중 왼팔 골절로 조기 귀국했는데, 그가 지닌 투수의 자질을 눈여겨본 성민규 롯데 단장이 그에게 공을 던져볼 것을 제안했다.

롯데 관계자는 “불펜 피칭을 한번 시켜봤는데 투구 폼이 좋았고, 마운드에서 던지게 했더니 제구도 매우 뛰어났다”고 했다. 나균안은 창원 신월중 시절 팀의 에이스 투수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롯데 구단 측은 나균안의 강한 어깨에 주목해 그에게 투수를 권했다.

다만 나균안은 ‘포수의 꿈’을 곧바로 버리진 못한 채 투수·포수 겸업이라는 어정쩡한 상태를 몇 달 동안 이어갔다. 구단은 나균안이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을 기다렸고, 결국 나균안이 “마운드에 오르면 타석에 설 때와는 마음가짐이 확실히 다르다”며 투수에 ‘올인’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롯데는 ‘투수 나균안’을 철저히 선발 자원으로 키웠다. 2020시즌 퓨처스(2군)에서 15경기 중 14경기에 선발로 내보냈고, 나균안은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롯데 관계자는 “제구력과 변화구는 좋았는데, 공 스피드가 (1군에 오르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에 나균안은 올해 초 ‘구속 상승’에 나섰다. 다른 선수들이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동안 나균안은 상동구장에 있는 훈련 시설에서 4주간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한 집중 훈련에 돌입했다. 미국의 유명 야구 훈련 센터인 드라이브라인과 장비와 기구, 프로그램 등을 비슷하게 만든 곳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나균안이 그동안 몸 관리도 꾸준히 해서 투수에 맞는 근육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나균안은 올 시즌 2군에서 4경기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4.05를 올렸고, 지난 5일 구원투수로 1군 마운드에 처음 올랐다. 나균안은 4경기에서 불펜 등판 후 5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첫 선을 보였다.

나균안은 15일 공 73개를 직구(24개)와 슬라이더(23개) 위주로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까지 찍혔다. 투심 패스트볼(9개), 커브(7개), 포크(7개), 체인지업(3개)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그의 현재 시즌 성적은 5경기 10과 3분의 1이닝 5실점(3자책점), 평균자책점 2.6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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