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3] 왜 미국프로농구(NBA) 팀이름은 다양한 것일까

김학수 2021. 5. 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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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30개팀은 연고지역과 문화적 배경에 맞는 다양한 팀역사와 명칭을 갖고 있다. 사진은 올 시즌 NBA 통산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을 경신한 워싱턴 위저즈의 러셀 웨스트브룩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30개 팀명칭 유래를 알아보는 것은 마치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미국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연고지와 팀명칭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각 주와 도시들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알기 위해선 프로스포츠 팀명칭을 탐방하면 좋다는 말이 있다. NBA를 비롯해 미국프로야구(MLB), 미식축구(NFL), 북미아이스하키(NHL) 등 4대 스포츠가 각 지역에 골고루 퍼져있다. 전체 팀수만 해도 NBA,MLB, NHL 모두 30개씩, NFL 32개팀 등 122개팀이다. 이 많은 팀들이 각기 역사와 전통을 갖고 미국 동서남북의 많은 연고도시에서 서로 다른 팀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프로스포츠시장은 크다. 자동차 산업과 세계적인 시장을 갖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산업보다도 거대한 시장이다. 미국인 대부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과 팀을 갖고 있을 정도로 스포츠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이런 배경을 갖고 미국 프로스포츠는 큰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프로스포츠 팀 명칭은 대부분 연고 지역의 역사, 문화적 배경을 갖고 만들어진다. NBA도 역시 마찬가지다. 대개 지역 언론사들이 주관해 팀명칭 공모전을 거쳐 이름이 결정된다. 공모전에 출품되는 이름들은 대부분 연고지역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지역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고 NBA팀으로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름이 채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NBA 구단주들은 대부분 억만장자 부자들이나 성공한 사업가들이다. NBA 초창기에는 지역 사업가들이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과 투자그룹을 만들어 창단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NBA가 인기있는 프로스포츠로 자리를 잡으면서 뛰어난 재력을 갖춘 부자 사업가들이 큰 돈을 투자해 팀을 인수, 구단주가 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이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Thunders)의 전신이 시애틀 슈퍼소닉스(Supersonics) 구단주였으며, 마이크로소프츠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현재 LA 클리퍼스(Clippers) 구단주이다.

NBA 구단주들은 팬공모로 추천된 후보들을 갖고 이사회에서의 논의를 거쳐 팀이름을 결정한다. 자신의 회사나 개인의 이미지를 홍보하기 보다는 팬과 일체감을 갖고 스포츠마케팅에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 팀명칭을 선택하는 것 어떻게 보면 당연할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흥행에 성공하고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NBA에서 연고지를 이전하는 팀들이 많은 것도 흥행 목적을 위해서이다.

NBA팀들은 연고지를 옮길 때 팀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에 따라선 새 연고도시 지역 특색에 맞는 팀명칭으로 바꾸기도 한다. 서부 최대의 명문팀인 LA 레이커스(Lakers)의 경우 원래 팀이름은 미니애폴리스 레이커스(1948-60)으로 출발을 했지만 연고지를 LA로 옮긴 뒤에도 팀명칭은 레이커스를 그대로 사용했다. 레이커스는 미네소타주에 빙하호수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었지만 사막지대에 세워진 도시인 LA에 호수가 거의 없지만 전통을 살리기 위해 팀명칭을 바꾸지 않았다. (본 코너 353회 ‘왜 LA 레이커스(Lakers)는 ‘레이커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됐을까‘ 참조)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을 연고지로 한 워싱턴 위저즈(Wizards)는 시카고 패커스(Packers, 1961-62), 시카고 제프리스(Zephyrs, 1962-63), 볼티모어 불리츠(Bullets, 1963-73), 캐피탈 불리츠(1973-74), 워싱턴 불리츠(1974-97)를 거쳐 1997년이후 현재의 팀명칭을 쓰고 있다. 워싱턴 위저즈는 한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선수로 뛰었고, 구단주로 경영에도 참여해 큰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 위저즈는 ‘마술사’라는 팀명칭답게 ‘트리플더블 기계’ 러셀 웨스트브룩이 최근 NBA 통산 최다 트리플더블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본 코너 368회 ‘워싱턴 위저즈(Washington Wizards)는 ‘마술사’라는 의미인 ‘위저즈’를 왜 썼을까‘ 참조)

1997년 출범한 국내프로농구는 팀명칭은 정할 때 구단 모회사 이름을 연고지에 갖다 붙인 경우가 많아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프로농구팀을 NBA팀과 같이 이익과 흥행을 위해 만들기 보다 회사 홍보를 목적으로 창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농구팬들은 그동안 연고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여러 팀명칭을 보면서 NBA팬만큼 애정과 사랑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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