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쇼크서 반등"..1Q 유통가, "백화점 웃고 마트·편의점 Not Bad"

강성규 기자 2021. 5. 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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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취저·체험형 콘텐츠 통했다..슈퍼 '이유 있는 부진'
여의도 더현대 서울 전경.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서 벗어나며 올 1분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보다 더 나은 실적을 내놔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지난해 큰 타격을 입었던 편의점은 반등에 성공했고 마트 역시 점포 구조조정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백화점 '고성장'·마트 '희비'…슈퍼 '역기저'·편의점 '성장 지속'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들은 올해 1분기 일제히 고성장했다. '보복소비'에 힘입어 명품과 고가 가전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90억원) 대비 261.3% 늘어난 10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1.5% 증가한 6760억원이다.

신세계의 백화점 부문은 8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지난해 1분기(276억원) 대비 198.2%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3983억원) 대비 23.8% 증가한 4932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부문은 전년 동기(342억원) 대비 122.3% 증가한 7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매출은 전년 동기(3926억원) 대비 26.7% 증가한 4974억원으로 나타났다. 더현대서울 등 신규점 3곳을 제외하더라도 17.3% 증가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1분기 성적이 엇갈렸다. 다만 점포 구조조정 영향을 배제하면 점포당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마트의 할인점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853억원) 대비 6.9% 오른 912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7806억원) 대비 8.0% 증가한 3조19억원이다.

반면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4% 감소한 10억원, 매출은 10% 줄어든 1조4760억원이다. 새롭게 편입된 롭스의 적자와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 위로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억원 줄어든 95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점포의 매출만 비교하면 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7.9%, 롯데마트는 0.3% 성장했다.

이마트 본사 전경(성수점) © 뉴스1

슈퍼는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탓에 '역기저' 효과가 나타났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영업이익이 45억원으로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60.5%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3385억원) 7.0% 줄어든 3150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 슈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64억원) 대비 32.3% 줄어든 11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2985억원이다.

롯데쇼핑 슈퍼 부문의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반면 매출은 21.0% 줄어든 3880억원이다. 대규모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로 이익률을 개선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매출은 7.8% 늘어난 1조5012억원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은 전년 동기(406억원) 대비 12억원 늘어난 4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8% 상승한 1조6479억원이다.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전년(영업 손실 80억원) 대비 적자폭을 33.8% 줄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3542억원) 대비 19.4% 증가한 4230억원으로 집계됐다.

GS25가 지난 4월 제주도 매장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 News1

◇슈퍼, '식품' 매출 급감에 '고전'…백화점·마트·편의점은 '차별화'

이처럼 업종과 업체별로 실적이 갈린 것은 주력 상품과 전략의 차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이 악화된 슈퍼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이끌었던 '식품' 매출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슈퍼 기존점의 경우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9.8%,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은 13.9%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신선·간편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자 기존 슈퍼와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뿐 아니라 이커머스들까지 관련 품목을 대폭 확대하며 경쟁이 과열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업체별로 취급 품목 등도 크게 다르지 않아 슈퍼 부문이 전반적으로 '동반하락'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업종내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거나 명품·고급와인 등 프리미엄 품목, 체험형 공간과 콘텐츠를 내세운 업체들은 성장을 이어갔다.

이마트의 선전이 대표적 사례다. 이마트는 지난해 월계점을 필두로 9개 지점을 리뉴얼하면서 체험형 공간과 콘텐츠를 대폭 늘렸다. 서점이나 맛집 등을 매장내에 들이며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마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화된 그로서리 상품 등 차별화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또 SSG닷컴의 당일배송 서비스 등 온라인 연계를 강화한 것도 오프라인 매장 수익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홈술문화 확산으로 높아진 고급주류 수요도 선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와인 품목을 최대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 13일부터 일주일간 지난해보다 품목을 200개 이상 더 확대한 상반기 와인장터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4월 실시한 와인장터가 전년 행사 대비 40%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홈플러스 또한 100개 점포서 인기와인 150여종을 판매하는 와인장터를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소비자들이 1층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0.12.17/뉴스1© 뉴스1 최동현

백화점 부문에선 현대백화점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 2월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도심 속 공원'을 표방하며 쇼핑보다 '휴식' '여가' 공간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연매출 2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면적을 매장 대신 실내조경과 문화공간 등 고객들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같은 역발상이 오히려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더현대 서울지난 2월24일부터 4월초까지 한달 남짓만에 총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유일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을 필두로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 신세계, 광주 신세계 등 광역 거점 또한 명품라인업 강화를 통해 견고한 실적을 남겼다.

롯데백화점은 지역 중소 백화점을 중심으로 '지역친화형' 전략과 MZ세대를 겨냥해 리뉴얼한 맞춤형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본점 전면 리뉴얼 등을 통해 럭셔리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은 쇼핑에서도 의미와 재미를 찾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통했다는 평가다. 추가 공급 2주만에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는 CU의 '곰표맥주', GS의 전신이라 할 있는 골드스타의 로고를 사용한 '금성맥주' 등 레트로·콜라보 맥주상품이 대표적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시장은 올해 소득 양극화에 따라 소비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명품과 고가 가전 및 가구 등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편의점 업계는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는 영업환경의 변화를 감안해 HMR라인업 출시, 음주 트렌드 변화 대응, 주택가 점포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부문 비중 확대에 풀필먼트센터를 설치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기존점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커머스 전환 가속화에 대응해 물류센터의 자동화 및 풀필먼트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고, 물류 효율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슈퍼마켓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다른 채널로의 분산효과 등을 감안할때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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