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주담대' 내놓는 은행들..실제론 비대면 아니다?
안내된 한도와 실제 심사 한도 달라 고객 혼란도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언택트' 바람 속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영업점을 돌아다니며 금리와 한도 등을 비교해야했지만 이제는 모바일로 대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영업점에 직접 제출해야했던 매매계약서·가족관계증명서·소득증빙서류 등 각종 서류들도 공동인증서를 활용한 스크래핑기술 등을 통해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청부터 대출이 나오기까지 모든 절차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영업점을 한번쯤은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비대면으로 받기 어려운 서류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절차라고 해도 정확한 확인을 위해 결국 영업점으로 안내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농협, 하나, 케이뱅크 등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2월부터 인터넷뱅킹을 통해 대출가능금액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KB스타모기지론'을 내놨는데, 완전한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인건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제출서류를 등기권리증(토지, 건물)과 소득증빙서류 두가지로 간소화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다만 신규가 아닌 대환대출만 취급한다. 절차상 편의성을 높이고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낮추면서 케이뱅크의 아담대는 최근 누적취급액 5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비대면 아담대가 출시된 이후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케이뱅크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부터 완전 비대면으로 절차를 변경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올해들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는 신규, 대환대출 모두 취급한다. 담보범위는 시세가 확인되는 아파트, 다세대 주택과 연립주택, 빌라까지다. 대출 필수서류 제출은 공동인증서를 통한 스크래핑, 직접 촬영해 보내는 방식을 활용하고, 등기 역시 전자등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경우 대출 심사가 끝난 뒤 영업점을 방문해 행정정보 열람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00%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등기소와 협의해 전자서명을 통해 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의 비대면 주담대는 담보물 범위를 아파트로만 제한한다. 농협은행은 100%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급여소득자 중 임차인이 없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만 담보로 취급한다. 하나은행은 신규 아파트 구입을 위한 대출의 경우 새로운 근저당 설정 등기 절차 등이 비대면으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점을 방문해야한다.
절차상으로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영업점을 찾게 되는 일도 많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진을 통해 서류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원하는 서류가 아니면 결국 영업점으로 오시라고 안내한 적도 더러 있었다"며 "차라리 그게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 신청당시 안내받은 대출 금리, 한도가 실제 심사결과와 달라 고객들의 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당시 한도가 시세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소액보증금 등만 기준으로 나오는데 실제 여신 심사를 진행한 결과 차주의 DTI(총부채 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으로 인해 한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제 심사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안내하긴 했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신청했던 고객들이 실망하고 돌아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직 비대면 주담대가 없는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도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5월 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라며 "아파트와 연립, 다세대 주택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신규·대환 모두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연내에 100%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편리한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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