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빌딩산다'..공실률 높은데 빌딩 투자 괜찮을까

이훈철 기자 2021. 5.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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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②고수익 꿈꾸며 빌딩 투자 하지만 현실은 높은 공실률
'빌사남' 김윤수 대표 "임대수익보다 땅 가치 따지고 환금성 높은 지역에 투자"
뉴스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벌어서 아파트 대신 안정적인 빌딩에 투자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빌딩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빌딩 투자에는 공실에 따른 손실과 종잡을 수 없는 수익률, 변동이 심한 상권, 정부 규제 등의 리스크가 따른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고수익을 노리기보다 땅의 가치를 보고 꼼꼼히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명동 상가 10곳 중 4곳 공실, 수익률 10% 알고보니 '부가세' 포함?…빌딩 투자의 이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빌딩 투자처는 이른바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5층 이하 5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이다. 임대만 잘 이뤄진다면 투자와 동시에 매달 적지 않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잘 되지 않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공실률이 늘어나고 임대수익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자칫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받은 은행 대출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로, 지난해 4분기 12.4%보다 0.6%포인트(p) 늘어났다. 반면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전국 6.4%로, 중대형보다 낮다.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6.5%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소규모 상가의 경우 공실률이 높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중심 상권 지역의 공실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 명동지역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38.3%였으며, 인기 상권으로 꼽히는 이태원과 홍대·합정의 상가 공실률도 각각 31.9%, 22.6%에 달했다.

공실률이 높다보니 투자 수익률도 낮다. 올 1분기 중대형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1.69%에 불과했으며, 소규모 상가도 1.48%로 낮았다. 임대 이익을 의미하는 소득 수익률은 중대형 상가 0.89%, 소규모 상가 0.81%로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금도 인터넷상에는 현금 10억원대 투자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5~6%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광고 문구를 쉽사리 볼 수 있다. 빌딩 투자 시 현재 상권이나 매도인이 제시하는 수익률만 믿고 덜컥 빌딩을 매수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매달 임대료 수익이 수백만원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부가세 10%가 포함된 경우가 있거나 막상 계약을 하니 매도인과 친인척 관계였던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해서 공실이 발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를 적잖이 찾아 볼 수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꼬마빌딩 투자 이렇게…"임대수익보다 땅의 가치보고 환금성 따져야" 공실률이 높고 수익률이 낮음에도 씨가 마를 정도로 빌딩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시세차익에 있다. 매매가가 크지 않아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꼬마빌딩의 경우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꼬마빌딩 투자에서 임대수익보다 땅의 가치를 따지고 환금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는 것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빌딩 실거래가 조회 앱 '빌사남'을 개발하고 빌딩 중개법인을 운영 중인 김윤수 빌사남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최근에는 변동성이 있는 주식이나 코인 등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안에 비교적 안정적인 빌딩에 투자하려고 많이 온다"며 "(다만 주의할 것이)너무 수익률만 보고 외곽 지역에 잘못 투자하면 나중에 매각이 힘든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수익률보단 환금성이 높은 지역 그리고 무엇보다 땅의 가치가 높은 건물을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땅의 가치만 좋으면 지금 노후한 건물이라도 나중에 신축 등 건축행위를 통해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며 "지역과 땅의 가치를 본 뒤 기타 수익률 등의 순으로 부동산 투자의 본질적 가치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빌딩 거래 통계를 보면 제일 활발히 빌딩 거래가 이뤄지는 지역은 서울 강남구다. 이어 서초, 송파, 한남, 성수동, 서교동, 연남동 등도 환금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빌딩 투자에)제일 중요한 것은 언제든지 시장에 내놓았을 때 매각이 될 수 있는 환금성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거래가 많이 된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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