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씨 친구 측 "침묵, 유족에 대한 도리..억측 수사결과로 해소될 것"(실화탐사대)(종합)

서유나 입력 2021. 5. 16. 06:05 수정 2021. 5. 16. 06: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서유나 기자]

고 손정민 씨 아버지의 의혹에 친구 A씨 측이 장문의 메시지로 답하며, 그동안 침묵을 유지한 이유를 밝혔다.

5월 15일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 127회에서는 '한강 실종 의대생, 아버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실종된 지 5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고(故) 손정민 씨 사망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유난히 달빛이 밝은 지난 4월 24일,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은 고 손정민 씨. 그는 인적이 드문 25일 새벽 실종됐고, 5일 만인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기분 좋게 집을 나섰던 고 손정민 씨는 왜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걸까.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의 의혹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에게로 향했다. 손현 씨는 "우리 아들이 찍은 동영상에 강북, 강변로와 잠수교의 야경이 나오기 때문에 최소한 새벽 2시까지 거기 있었다는 건 증명이 된 것. 4시 30분에 (친구 A씨가) 혼자 나온 건 맞으니까 모든 일은 2시간 반 사이에 일어난 것 아니냐 했을 때 그렇다고 했다"고 말했다.

새벽 2시 18분 한 목격자가 두 사람의 모습을 찍은 사진도 있었다. 목격자는 "야구점퍼 분(A씨)가 손정민 씨를 툭툭 치고 일으켰는데 손정민 씨가 안 일어났다. 한번 잡았다가 놓으니 풀썩 쓰러지더라. 일으켜도 안 일어나니 앞에 쭈그려 휴대폰도 하고 서성이더라. (저희가 손정민 씨를) 깨우고 안 일어나면 경찰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야구점퍼가 계속 머물다가 옆에 다시 눕더라"고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얼마 뒤 홀로 일어난 친구 A씨. 오전 4시 30분 경 공원 CCTV에는 한강을 빠져나가는 A씨의 모습이 찍혔다. 이어 약 1시간 뒤인 새벽 5시 20분, A씨는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다시 한강을 찾았다.

손현 씨는 "A씨는 혼자 걸어 오면서 토끼굴(반포나들목)으로 들어가고, 그 와중에 부모들은 왔다갔다 하다가 본인 아들이 다시 오면 합류하는 영상들. 우리 아들을 찾는 느낌은 안 든다"고 주장했다. 손현 씨에겐 A씨와 그 가족이 5시 30분이 되어서야 아들의 실종 사실을 전한 것, 이후 자신을 보고도 스치듯 인사만 한 뒤 금방 자리를 떠나버린 것 모두가 의문점이었다.

손현 씨의 A씨를 향한 의혹은 계속됐다. 다음 날 답답한 마음에 아들의 행방을 묻고자 A씨 집 앞까지 찾아갔다는 손현 씨. 하지만 어쩐지 A씨가 "정민이가 요즘 (돌아가신 할머니, 학업 문제, 교우 관계로) 힘들어 했다"는 뜬금없는 말을 하며 요점을 돌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또한 손현 씨는 A씨가 바뀐 휴대폰을 찾으려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배상훈 프로파일러 역시 동의하는 의혹이었다. 이날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현장 상황과 잘 안 맞는다. 했어야 하는 행동들이 부재한다. 찾는 행동, 신고하는 행동, 최소한 누구한테 찾아가 '봤냐'고 얘기하는 등 그게 나타나야 하는데 전혀 없다. 자기는 집에 가 부모님을 데리고 와 찾는다? 저는 첫 느낌이 사고 플러스 사건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당시 고 손정민 씨와 A씨가 구입한 술은 막걸리 2병, 640㎖ 소주 1병, 360㎖ 소주 2병, 청주 2병 등 총 9병. 고 손정민 씨의 주량은 2병이었다. 고 손정민 씨의 친구는 "(정민이는) 2병 정도 먹으면 10분, 20분 사이에 그냥 잠들어 버린다. 물은 싫어해서 스스로 들어갔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후 손현 씨는 "친구가 2시간 30분 동안에 기억은 딱 하나를 얘기했다. '우리 아들이 갑자기 뛰어가다 넘어졌고, 신음소리를 냈다'고. '걔를 일으키느라 힘들었고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고. 제가 이틀 동안 한강공원 수풀을 다 뒤졌는데 안 더러워진다. 어디서 도대체 넘어지고 더러워졌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되더라. '그때 그 신발을 볼 수 있을까요' 물어봤더니 즉답이 나왔다. 버렸다고"라며 황당함을 주장했다.

이어 "최면을 화요일, 목요일에 했는데 최면 담당하는 형사분한테 우리가 먼저 가서 사정 얘기를 했다. (형사분이) 이런 경우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야 하고 최면이 안 된다고 하더라. (A씨 가족에게) '다시 한번 잘 부탁합니다'라고 했는데 변호인을 대동하고 왔다는 말을 듣고 우리 아들을 찾아줄 마음이 전혀 없구나 했다"며 허탈한 심경도 드러냈다.

이런 의문들 속 '실화탐사대'는 A씨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살던 집에서도 A씨 부친의 병원에서도 만날 수 없던 A씨.

대신 A씨 측은 장문의 메시지를 통해 침묵의 이유를 밝혔다. '저희의 기본적 입장은 저희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것.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 저희 입장을 해명하는 것은 결국은 유족과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 수사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이날 손현 씨는 고 손정민 씨와 생전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며, "제가 '사랑하고 살아줘서 고맙고 넌 나의 선물'이라고 늘 표현했다. 그럼 얘도 그걸 알고 '사랑한다'고 표현해줬다. 그런 아들이었다"며 아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꼭 밝혀줄게, 아빠의 마지막 약속이고 아빠 죽을 때까지 할 거다. 널 이렇게 만든 게 있다면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야"라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