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단 6명' 군산고, 만만치 않은 전력 자랑하는 비결은?
지난 3월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 열렸다. 이 대회에 참가한 남자 고등부 중 6명 이하의 인원으로 경기를 치른 팀은 경기기록지 기준으로 군산고와 송도고, 마산고(이상 6명), 충주고(5명)다.
이 가운데 군산고만 대진운이 따른 덕분에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농구 관계자들은 “군산고를 만만하게 보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고는 인원이 많지 않고, 최장신 선수가 190cm인 2m 가까운 장신 선수가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직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결선 토너먼트에서 만난 삼일상고에게 전반까지 53-47로 앞선 게 이를 증명한다.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리기 전날 KGC인삼공사의 훈련을 지켜볼 때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옛날부터 연습을 해서 선수들이 내용을 알고 훈련한다. 돌파도 멈춰서 밖으로 빼주는 연습을 한다”며 “돌파 후 멈추는 게 엄청난 기술이다. 변준형이 그걸 제일 잘 한다”고 했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 대회를 마친 뒤 평균 20.3점을 올린 김동준에 대해 “치고 들어가서 딱 멈추는 게 있었으면 한다”고 아쉬운 점을 언급했다.
지난해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에 지명된 박지원(KT)의 아쉬운 점도 멈추는 동작이었다. 한 스카우트는 “박지원을 잘 봤는데 돌파를 했을 때 스톱이 아쉽다. 자기가 그대로 마무리 하거나 점프 패스를 한다”며 “스톱을 할 줄 알면 그 스피드와 그 신장을 감안할 때 한 단계 더 성장이 된다. 근데 (그 동작이) 안 된다”고 했다.
돌파 마무리 능력 못지 않게 멈출 줄 안다면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연계 플레이를 통해 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군산고 김보현 코치는 이런 효과를 알고 팀을 맡은 뒤 이 훈련을 계속 하고 있다.
최강민은 “(멈추는 동작을) 엄청 잘 활용한다. 2m 장신 선수 앞에서도 그렇게 하면 블록을 뜨니까 더 확률 높은 슛을 시도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스텝도 발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돌파 후 멈추는 동작의 효과를 설명했다.
박찬은 “골밑에서 멈추는 훈련을 통해서 수비를 모아 밖으로 빼주고, 밖에서 슛만 던지는 게 아니라 또 계속 치고 들어간다. 안으로 수비를 모아줘서 제가 편하게 슛을 던질 수 있다”며 “저도 그렇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슛만 던지는 거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최강민은 “힘든데 체력을 더 키우고, (선수들의) 키가 작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리기 위해 그렇게 뛰고 있다”고 했고, 박찬은 “우리 인원이 6명이다. 교체 선수가 없는데다 체력이 부족한 걸 알고 이런 훈련을 통해서 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뛰고, 체력도 좋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했다.
최강민은 훈련 자체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인다고 하자 “인원이 없어서 바로바로 훈련을 이어나간다. 이렇게 하면 체력도 좋아지고,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여기며 계속 한다”고 했다.
박찬은 “지금 훈련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김보현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게 저희가 잘 되고, 안 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키신다. 선수들 모두 잘 따라가려고 한다”며 “모션 오펜스를 할 때 서서 구경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다같이 움직이고, 볼을 만지고, 다 같이 공격할 수 있는 게 좋아졌다”고 했다.
군산고는 인원이 적고 단신팀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을 한다. 이 덕분에 만만치 않은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9일부터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리는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 참가하는 군산고는 19일 제물포고와 첫 경기를 가진 뒤 20일 전주고, 22일 광주고와 맞붙는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