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섬마을 수상한 경차 추돌 사고, 가해자는 왜 피해자를 쳤나(종합)

서유나 2021. 5. 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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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한 섬마을에서 발생한 수상한 경차 추돌 사고. 가해자는 왜 피해자를 쳤을까. 고의일까 과실일까.

5월 15일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 127회에서는 '우리만 몰랐던 섬마을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5일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도 섬마을을 들썩이게 한 차량 추돌 사고의 진실을 파헤쳤다.

느닷없이 돌진해 온 경차 한 대가 59세 섬 주민 박승진(가명)을 들이받은 사건. 사건 현장에는 당시 피해자의 아내와 아들도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와 저희 직원이 걸어오고 계셨다. 여기서 차가 와서 아버지를 그대로 받았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박승진 씨는 "한달 두발 떼는데 바로 차가 들어와 피할 방법이 없었다. 설마 저 차가 와서 나를 받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거기다 도로도 아니기 때문에"라며 당시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아내 김인숙(가명) 씨는 "사건 이후 눈 수술해서 실명하다시피 해서 눈이 안 보인다고 하더라"고 말을 보탰다. 가해 운전자 나중식(가명) 씨가 눈이 좋지 않아, 상대가 손짓하는 줄 알고 그 쪽으로 갔고 자신은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거는 나중식 씨의 주장과 달랐다. 황민구 영상분석 전문가는 "제동 라이트가 식별이 된다. 제동했다는 건 (상대를) 인지했다는 것. 회피하기 위해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전혀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며 의심 정황을 밝혔고, 실제 당시 촬영된 영상 속 나중식 씨는 사고 후 "차를 막아? 경고했다. 안 죽었으면 다행이다. 죽어야 돼. 내가 딱 하나 죽이려고 했다"는 영문 모를 소리들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증거에도 불구하고 나중식 씨는 현재 '불구속 수사' 중. 두 번의 구속 영장은 전부 기각됐다. 이에 피해자 가족뿐만 아니라 섬마을 전체가 분노로 일렁였다.

나중식 씨와 박승진 씨 사이엔 원한이 있었다. 두 사람은 사실 2009년부터 레미콘 회사 동업을 시작한 사이였다고. 하지만 박승진 씨 측은 나중식 씨의 약 35억 횡령 정확을 포착, 이를 고소했고 결국 나중식 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나중식 씨는 법정 구속은 피했으나 이후 주식회사 레미콘 대표직은 직무 정지 당했다. 이에 대표직은 박승진 씨의 아내에게 돌아갔다. 나중식 씨의 보복은 그 이후 시작됐다.

마을 주민들 역시 이런 나중식 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마을에서 그는 통칭 '(법 위의) 무법자'. 약 3년간 나중식 씨와 법정 다툼을 한 경험이 있다는 또 다른 피해자 오재훈 씨는 "땅을 원래 자기가 사려고 했는데 내가 사기로 하니 '너 공사 못 하게 하련다'며 그때부터 길을 막은 거다"라고 사정을 전했다. 나중식 씨는 법적인 처벌도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

박승진 씨의 가족들은 "15번 정도 신고를 했다. 근데 조치를 취해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어떤 경찰들이고 법원이고 저희를 지켜주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저렇게 범죄를 저질러도 집으로 돌려보내는데"라며 경찰들의 조치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하지만 나중식 씨 역시 억울해 했다. 이날 제작진을 만난 나중식 씨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김인숙 씨 혼자에 대한 부분은 출입하는데 지정을 줘서 안된다고 했다. 김인숙 씨 혼자 오면 100% 받아들인다. 그런데 떼로 와 난리를 치니 "라고 그동안 출입을 막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사고에 대해선 백내장 탓이라며 "피해자가 충분히 피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해 "피해자 측에서 보여준 동영상 만으론 고의인지 과실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체포하는 경찰관 입장에선 명백하지 않아 체포하지 않았다. 현재 계속 수사중에 있고 공정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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