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못 찾아오니 스승이 갈 수밖에".. 제자 묘소 찾은 박석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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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제자가 스승을 찾을 수 없으니 산 스승이 제자를 찾아와야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국립5·18민주묘지 전영진 열사 묘소를 찾은 이유다.
이날 전 열사 아버지 전계량(87)씨와 고교 동창 이덕준·김향득(59)씨와 함께 전 열사 묘소를 찾은 박 이사장은 준비한 국화 바구니를 묘지 앞에 헌화한 뒤 허리를 숙였다.
박 이사장이 제자 묘소를 찾은 것은 전 열사가 산화한 지 4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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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국립5·18민주묘지 전영진 열사 묘소를 찾은 이유다.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년 광주 대동고등학교 3학년생이던 전 열사는 그해 5월21일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 총격에 숨졌다.
박 이사장은 전 열사의 2학년 담임교사였다. 이날 전 열사 아버지 전계량(87)씨와 고교 동창 이덕준·김향득(59)씨와 함께 전 열사 묘소를 찾은 박 이사장은 준비한 국화 바구니를 묘지 앞에 헌화한 뒤 허리를 숙였다. 박 이사장은 ‘어머니, 조국이 나를 부릅니다’라고 적힌 전 열사 묘비의 영정사진을 한참 바라본 뒤 “저 동그랗고 검은 눈, 못 잊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이 제자 묘소를 찾은 것은 전 열사가 산화한 지 41년 만이다. 박 이사장은 1년 내내 가르쳤던 제자가 3학년 진학 두 달 만에 희생된 게 스승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의 탓으로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전 열사 아버지가 “아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나선 것이 자랑스럽다”며 함께 아들 묘소를 찾을 것을 설득하면서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떨칠 수 있었다.
박 이사장은 참배를 마친 뒤 “영진이는 ‘겁이 많은 학생’으로 보였다. 나중에서야 민주화를 향한 영진이의 불꽃 같은 희생 정신을 알게 됐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위해 진실된 증언이 모이도록 사회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5·18 민주화운동 열흘을 기록한 수기 ‘5·18 광주 의거, 시민항쟁의 배경과 전개 과정’(2019년)을 5·18기념재단에 기증했다. 박 이사장은 ‘광주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각오로 1980년 6월14일부터 15일 사이 은신처에서 200자 원고지 150여장 분량의 수기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이사장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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