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다음에 보러 갈 땐 안 울게"..위탁가정 인터뷰

한민용 기자 2021. 5. 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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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한민용

[앵커]

정인이는 8개월 때 양부모에게 입양돼 그들의 자식으로 세상을 떠났지만요. 정인의 짧은 생에서 '진짜 가족'이라고 할 만한 분들은 정인이가 태어난 8일째부터 입양가기 전까지, 사랑으로 돌봐준 '위탁 가정'입니다. 어제 판결을 숨죽이며 바라봤다고 하는데요. 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나와 계시죠?

[정인이 위탁가정 : 안녕하세요.]

[앵커]

오랜만입니다. 저희가 오픈마이크로 첫 인터뷰한 지 벌써 넉 달이 지났더라고요. 그간 어떻게 좀 지내셨습니까?

[정인이 위탁가정 : 처음에는 하는 것도 먹는 것도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일상생활 잘하고 있더라고요. 아직은 문득문득 정인이 생각이 나고 정인이 얘기만 나오면 저도, 엄마도 가족들도 아직도 눈물이 많이 나요.]

[앵커]

당연히 그러시겠죠. 특히 어머니는 정인이 얘기만 나와도 많이 힘들어하셔서 저희가 지난번 인터뷰할 때도 어머니 안계시는 곳에서 일부러 했는데 혹시 지금도 밖에서 인터뷰를 하고 계십니까?

[정인이 위탁가정 : 제 방에 지금 따로 있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처음 인터뷰 요청드렸을 때도 정인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좀 너무 힘들어서 거절을 하시다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어렵게 응해 주셨죠. 그중 하나가 정인이 양부모 살인죄로 처벌해 달라였는데요. 어제 판결 어떻게 보셨습니까?

Q. "양부모, 살인죄 처벌해달라" 요구했었는데…

[정인이 위탁가정 : 양모, 양부의 살인죄가 인정되기를 바랐는데. 양모 살인죄는 어느 정도 인정을 해서 무기징역으로 나왔는데 양부에 대한 판결이 너무 낮게 나와서 양부가 사실 아내가 학대한 것에 대해서 모른다고 말은 했지만 다른 방송에서 직접 인터뷰한 부분에 본인이 마사지를 해 주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힘 조절을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 자체가 본인도 학대에 가담했을 것 같은 부분이고 카카오톡 내용을 봤을 때도 몰랐다는 자체가 이해를 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양부가 5년 뒤에는 본인은 죗값을 다 치렀다며 자기 삶을, 그 전과 같이 다 그냥 편하게 살아갈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앵커]

특히나 또 항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좀 걱정이 되신다, 이런 얘기를 앞서 해주셨는데요. 재판 과정에서 양부, 양모가 나눈 말씀하신 대로 카카오톡 대화도 공개되고 그걸 보면 양부 역시 아내 기분만 살피고 정인이 죽어가는 건 신경도 안 쓴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던데. 재판 과정에서 정인이가 어쩌다 세상을 떠나게 된 건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입양 전에 위탁가정이 양부모를 만나고 나서 우리 정인이가 정말 좋은 부모를 만났다, 이렇게 좋아하셨던 만큼 재판 과정 지켜보면서 참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Q. 양부모 실제 만났었는데…재판 보며 어땠나?

[정인이 위탁가정 :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사람이 그렇게 했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한 상황인데 재판이 진행이 되고 기사로 계속 나오면서 정말 잔인하고 끔찍한 상황에 대해서 많이 알려졌잖아요. 믿을 수도 없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아직도 어떻게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

[앵커]

원래 입양되고 나면 아이가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위탁가정과 잘 만나게 안 해 주잖아요. 그런데 양모가 두 번째 학대 의심으로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 갑자기 위탁가정에게 정인을 만나게 해주지 않았습니까?

Q. 학대 의심 신고당하자 정인이 보여줬는데…

[정인이 위탁가정 : 갑자기 연락 와서 보여준다고 그래서 엄마가 한번 가서 봤었어요.]

[앵커]

지금 인터뷰 이어가시기가 조금 힘들 정도로 마음이 좋지 않으신 것 같은데 사건이 벌어지면 반짝 관심 가졌다가 잊혀지기 쉽지만 정인이 사건만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제라도 정인이 엄마, 아빠가 돼주겠다는 시민들이 많죠. 정인이 묘소에 갔을 때마다 매번 생화가 있었다고요?

Q. '정인아, 미안해' 부모 돼주겠다는 시민들…

[정인이 위탁가정 : 네. 누군가 계속 왔다가 가시기는 하시더라고요, 잊지 않고. 사실 처음에 그렇게 방송에서 얘기가 많고 그 순간에만 그러고 오시는 분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계속 누군가 계속 왔다가시더라고요.]

[앵커]

혹시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짧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정인이 위탁가정 : 정말 양부모들 다 본인들이 잘못한 거 인정하겠다고 반성문을 쓰고는 있는데 인정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고 자기들 형량 적게 받기 위한 거로밖에 보이지가 않고 있어요. 정말 항소로 인해서 형량이 더 가벼워지지 않기를 바라고요. 다음에 정인이한테 갈 때는 울지 않는 모습으로 정인이 만나러 가고 싶어요. 정인이가 그렇게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인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참 아프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인이가 잊혀지지 않기를 마음으로 나와 주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도 꼭 계속 관심 갖고 보도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정인이 위탁가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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