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살인극으로 번진 '술값 8만 원'..그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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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하나라도 받고 자기가 손수 과일 같은 거 사가지고 다니는 것 보면 되게 성실하다고 생각했어요. 애쓰네. 벌어 먹고살려고…"
평소 인사성이 밝고 성실했다는 34살의 노래주점 업주.
하지만 그는 노래주점을 찾은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강력 범죄자가 됐습니다.
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 술값 8만 원 때문이었습니다.
살해된 남성에게 술값 10만 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했지만, 2만 원밖에 주지 않자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그의 행적이 너무도 치밀했다는 겁니다.
Q1. 노래주점 업주, 어제 구속이 됐습니다. 결국 혐의를 인정했군요?
노래주점 업주가 경찰에 붙잡힌 건 지난 12일입니다.
노래주점을 찾았던 41살 남성이 사라진 지 22일 만이었는데요,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습니다.
하지만 채널A가 단독보도해드린 대로,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혈흔과 미세한 인체조직 등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자 말문을 열었습니다.
숨진 남성이 술값을 내지 않고 오히려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혼나볼래"라며 112신고를 한 것에 격분했다고 했는데요,
이후 수차례 폭행이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손님 살해' 노래주점 업주]
"(은폐시도를 계속 하셨는데 정말 안 걸릴 거로 생각하신 건가요?)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하고… 몇 번이고 찾아갔습니다."
Q2.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건데, 그 이후의 행동을 보면 너무 치밀해 보이는데요?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건 인천 철마산 중턱이었습니다.
심하게 훼손돼 있는 상태였는데요, 살인을 저지른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까지 했던 겁니다.
특히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그가 한 행동들에 주목해야 합니다.
마트에 들러 시신 훼손과 유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세제와 대용량 쓰레기 봉투, 테이프를 구입했고, 시신을 차로 옮겨 싣기 전엔 인근 고깃집에 들러서 주인에게 CCTV 작동 여부까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Q3. 시신을 차량에 싣고 바로 유기장소로 간 것도 아니라면서요?
노래주점 업주가 "철마산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히기 전에 경찰은 인천 송도 신항을 유력한 유기장소로 보고 수색작업을 했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량 행적을 확인한 결과 인천 송도 신항 인근에 다녀온 기록이 있었던 건데요.
범행 후, 인천 해안도로 인근에서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수차례 잡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해안도로 인근을 돌면서 숨진 남성의 유류품이나 시신 훼손에 사용한 흉기 등을 버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Q4. 숨진 남성이 112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래주점에 들어가고 6시간쯤 지난 지난달 22일 새벽 2시 5분쯤이었습니다.
숨진 남성이 112에 전화를 걸어서 "술값을 못 냈다"고 신고했는데,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112 신고 이후에 남성이 숨졌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보통 112신고를 하면, 신고자 위치에 따라 해당 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되고, 이후 상황실에서 신고가 들어온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에 출동지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엔 지령조차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에 남성이 대답을 못 했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해서 긴급상황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코로나19로 수도권 유흥주점에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새벽 2시에 '술값 시비'로 신고전화가 걸려왔는데,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신고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등을 두고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전화를 해서 (방역법 위반) 불법을 신고한다는 점이 가장 큰 범행동기가 됐을 거예요. 감정의 분노조절이 안 되는…
경찰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불법을 저지른 상황에서 시비가 걸리는 상황은 가장 위험한 상황인 거예요."
노래주점 업주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이 되긴 했습니다만, 경찰도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사건을 보다, 권솔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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