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5일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핵합의 운명은?

이재우 2021. 5. 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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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보수파 前 의장 출마..유일한 JCPOA 지지자
강경파 사법부 수장도 출마..하메네이 최측근
강경파 우세 점쳐져..강경파 "강력한 이란" 공약
[빈=AP/뉴시스]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이 7일(현지시간) 핵 합의 협상이 이뤄진 오스트리아 빈 소재 '그랜드 호텔 빈'을 떠나고 있다. 2021.05.0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이 15일(현지시간) 마감된다.

중도 보수파인 알리 라리자니 전(前) 이란 국회의장이 15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지지하는 최초의 대통령 후보로 꼽힌다. 이란과 미국은 유럽의 중재 하에 JCPOA 복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15일 이란 타스님통신과 AFP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리자니 전 의장은 대통령 후보자 등록 마지막날인 이날 내무부 선거위원회에 등록 신청을 했다.

이는 63세인 라리자니 전 의장의 두번째 대선 도전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대선에서 초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에게 패배한 바 있다.

라리자니 전 의장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출신이다. 아마디네자드 정권에서 서방과 핵협상 수석 대표를 맡았지만 아마디네자드와 충돌로 2년만에 사임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회의장을 지냈고 현재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역을 맡고 있다.

타스님은 라리자니 전 의장이 원칙주의(강경파) 진영과 연결된 정치인이지만 개혁주의 진영과도 연대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고 했다.

AP는 라리자니 전 의장이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의 동맹 세력이었다고 평가했다. 누더기가 된 현 정부의 JCPOA 정책을 지지할 수 있는 최초의 후보라고도 했다. 그가 이란과 중국이 전략협정을 맺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서방과 핵협상을 타결해 이란의 국제적 고립을 종식시키겠다는 공약을 걸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란 헌법상 3선 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다.

AP는 JCPOA가 로하니 대통령 반대파로부터 줄곧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번 선거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라리자니 전 의장은 후보 등록 이후 언론에 "협상이 이란 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에는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려는 강경파,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온건파, 신정체제를 바꾸려는 개혁파 등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15일 현재 등록을 완료한 후보 중 모센 하셰미 라프산자니 테헤란 시의회 의장 정도가 개혁파로 분류된다

JCPOA 협상을 주도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개혁파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근 IRGC를 비판한 녹취가 공개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에스하그 자항기리 수석부통령도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 등록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강경파 성직자 겸 사법부 수장 에브라힘 라이시(60)도 이날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올해 대선에는 강경파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대규모 포로 처형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메네이가 자금줄인 이맘 레자 자선 재단 운영을 맡길 정도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017년에도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고령인 하메네이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지만 하메네이는 지난 2019년 그를 사법부 수장에 임명해 대선 재도전 기회를 열어줬다.

타스님은 라이시를 유력한 원칙주의 진영 후보라고 평가했다. 다만 라리자니 전 의장이 출마하면서 표가 나뉠 수 있다고 했다.

라이시는 등록 직전 성명을 내어 '강력한 이란을 위한 대중 정부'를 약속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난과 부패, 굴욕, 차별과 싸우겠다고도 다짐했다.

이는 로하니 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JCPOA 탈퇴와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언급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도 후보 등록을 했다. 강경파인 그는 하메네이를 비판했다가 지난 2017년 하메네이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이슬람 성직자와 법학자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넘지 못했다.

이란 대선은 오는 2021년 6월18일 의회와 전문가 위원회 중간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헌법수호위원회가 이슬람 율법과 헌법 부합 여부를 심사해 오는 27일 최종 후보 명단을 결정하면 20일간 유세가 시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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