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먹이사슬의 희생양 된 코스닥 상장사
라임의 지시를 받는 '아바타 운용사' 라움자산운용 본부장으로 근무한 증인은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가 진행한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 해당 사건은 라임 먹이사슬의 끝에 위치한 코스닥 상장사 S사의 횡령, 허위공시 의혹 관련 재판이다. S사는 라임 돈이 투입된 캄보디아 리조트 사업과 연루되기도 한 회사다.
소위 '이종필 사단'의 입김이 작용한 이 회사는 사실상 라임의 돈이 들어갔음에도 중간에 다른 회사를 끼워 넣는 등 수상한 자금 흐름을 보였다. 또 라임 관계인들이 실소유한 회사의 부실을 덮기 위한 희생양으로서 이 S사를 활용하려한 정황도 드러났다.
S사는 라임 사태 핵심인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박 모 전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회사였다. 박 전 부회장은 2017년 2월 리드의 자금과 S사의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해 S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 등에 따른 반대매매로 인해 주식 대부분을 잃어 경영권을 상실했다.
이에 이들은 32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경영권 가져오기 작전에 돌입한다. 심 전 팀장은 그 적임자로 2010년 신한금융투자 입사 동기인 A씨를 대표이사로, B씨를 부사장으로 선임키로 결정하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A씨는 대표이사가 됐지만 정작 지분은 없는 상태였다. 이에 A, B씨는 트라이던트란 2인 회사를 설립해 S사의 지분 확보에 나섰다. 트라이던트의 모회사는 이 전 부사장, 심 전 팀장이 소유한 회사인 트라이던트 파트너스로 그 이름도 유사하다.
자금 흐름을 보면 2017년 8월 29~30일 단기간에 S사 → 25억원 → 리드 → 20억1000만원 → 피셔스파트너스 → 32억원 → 트라이던트 → 32억원 → S사로 돈이 움직인 것을 알 수 있다. S사 지분 확보를 위해 S사 돈이 들어간 셈이다. 이를 통해 A씨는 지분을 확보하게 되고 경영권을 차지하게 된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허위 공시 의혹이 있다고 봤다. 사실상 지분 인수 대금 32억원은 차입금 형태로 움직였는데 이중 일부를 자기자본으로 공시했다는 것이다.
기존 화장품 사업을 하던 S사는 A씨 체제가 된 후 자동차 사업에 신규 진출키로 한다. 그 일환으로 2017년 12월 수입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C사를 인수하게 된다. 자회사로 편입된 C사는 자동차 연관 사업을 하던 태광공업을 인수하려고 했는데 S사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단기 대응용 자금 10억원을 사전 지원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억원을 후속 지원키로 한다.
그런데 태광공업을 인수하려는 이유 역시 리드의 부실을 덮기 위해서란 증언이 나왔다. 전 라움 본부장은 법정에 출석해 "박 전 부회장이 라임 부채 100억원을 갚고 리드가 회계 감사의견 적절을 받기 위해 태광공업 인수 후 매각을 추진했다"고 증언했다. 즉 라임 먹이사슬의 핵심인 리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S사 자금을 이용, 인수를 추진했다는 의미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총 35억5000만원의 횡령 범죄가 발생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해당 돈 중 일부가 S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상한 자금 흐름은 또 나온다. 실질적으론 라임의 돈이 투입된 사안임에도 중간에 한 투자조합회사를 끼워 넣은 후 허위공시를 했다는 의혹이다. 또 S사가 바이오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데도 하는 것처럼 꾸몄다고도 검찰은 보고 있다.
라임 측은 2018년 7월 라움 측에 "펀드를 하나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바이오로보틱스투자조합이란 바이오 회사에 투자를 하게 된다. 이후 이 돈은 S사의 전환사채(CB) 인수용으로 사용됐다. 실상 라임 자금으로 S사의 CB를 인수한 셈이지만 형식적으론 바이오로보틱스투자조합이 투자한 모양새가 됐다. 검찰은 주가 부양을 위한 허위 공시로 의심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2005년부터 회사 정관에 바이오 관련 내용이 있다"며 "공시 이후 바이오로보틱스투자조합에서 라움 측에 CB를 전량 매도했다"는 입장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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