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그날' 광주 금남로 5·18항쟁 차량 시위 재현

차량 120대 전조·비상등 켜고 잇단 경적, 1.5km 도심 행진
"불평등 타파" 항쟁 41주기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광주본부 조합원들이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오후 광주 금남로 일원에서 항쟁 당시 차량 행렬 시위를 재현하고 있다. 2021.05.15.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사흘 앞두고 항쟁 당시 전남도청 앞 금남로를 가득 메우고 국가 폭력에 당당히 저항했던 차량 시위 행진이 재현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연맹 광주본부와 함께 15일 오후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차량 시위 행진을 재현했다.

차량 시위 행진은 항쟁 당시 투쟁 참여 확산을 촉발하고 계엄군 총칼에 당당히 맞선 광주시민의 저항 정신을 상징한다.

본 행사인 '5·18민중항쟁 41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시작된 행진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행진 경로는 광주 수창초등학교를 출발해 금남로공원, 금남로 4가,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까지 1.5㎞ 가량이었다.

승용차·화물차·45인승 버스 등 다양한 차종의 차량 120대는 41년 전처럼 전조등·비상등을 켠 채 경적을 잇따라 울렸다. 옛 전남도청으로 향하는 각 차량에는 '오월정신 계승 불평등 타파', '사회대전환 실현' 등이 적힌 소형 현수막이 부착됐다.

차량 행렬은 '님을 위한 행진곡', '광주출전가' 등의 항쟁 상징곡과 함께 서행하며 광주 금남로 왕복 전 차선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차량 시위 재현을 마친 노조 조합원들은 전일빌딩 앞에서 '5·18민중항쟁 41주년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노동자대회는 오월열사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님 행진곡' 제창, 투쟁사, 발언, 기념 영상 상영(노동운동사·5·18민중항쟁사 조명 등 3편), 풍물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행사에선 1980년 당시 시민군이었던 곽희성씨와 1980년생 청년노동자 김동혁 전교조 광주지부 부지부장이 함께 발언자로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 본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수 많은 광주 민중과 시민군이 지켜내고자 했던 5월 대동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은 아직 요원하다"며 "코로나19 이후 날로 심화하는 불평등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청년세대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1980년 5월 운수노동자들은 200여 대의 택시와 버스를 몰고 도청으로 향했다. 항쟁 기간 중 첫 조직적 투쟁을 통해 계엄군을 외곽으로 몰아내고 해방광주, 대동세상을 열었다"며 "노동자는 역사의 변곡점마다 주저함 없이 민족과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월시민군의 후예들이고, 오월정신을 계승하는 노동자다. 노동이 중심되는 평등과 자주의 시대를 개척해가자"라고 역설했다.

한편, 5·18항쟁 정신 계승을 위해 마련된 이번 전국노동자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100명 미만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다만 상호 접촉 가능성이 낮은 차량 행렬 시위엔 120여 명이 참여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 시민사회·노동단체가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항쟁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2021.05.15.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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