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점지했던 '정주현 데이', 사령탑의 깨달음 "더 세밀하게" [MD토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정주현의 기운에 의해 경기가 좌지우지됐다. 하늘에서 뭔가를 내려준 날이었던 것 같다.” 류지현 감독이 14일 경기를 돌아보며 남긴 말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15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앞서 지난 14일 맞대결을 돌아봤다. LG는 팽팽한 승부 끝에 4-3으로 승, 2위를 유지하며 1위 삼성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홍창기가 결승타를 터뜨렸고, 김대유는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건 정주현의 존재감이었다. 정주현은 5회초 1사 2, 3루 위기서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라인드라이브 처리했고, LG가 3-3으로 맞선 7회말에는 3루타 이후 결승득점을 올렸다. 이어 9회초에는 완벽한 중계플레이를 통해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만들어냈다.
LG는 5회초 수비를 시작하기 전 2루수를 신민재에서 정주현으로 교체했다. “실책이 나와서 바꾼 건 아니었다”라고 운을 뗀 류지현 감독은 “포구할 때 전체적인 밸런스, 시프트 시 움직임 등이 매끄럽지 않았다. 타석에서의 결과도 안 좋았다. 굳이 다음 타석까지 기다렸다가 대타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자칫하면 신민재를 더 못 쓰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되기 전 교체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 교체된 직후 2루수 방향으로 날카로운 타구가 향했고, 정주현은 안정적인 수비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부응했다. 류지현 감독 스스로 느낀 바가 많은 수비였다. “경기 흐름을 정말 세밀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 여부를 떠나 선수들의 몸놀림을 보고 (교체를)판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후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세밀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류지현 감독의 말이다.
행운이 따른 측면도 있었다. 정주현의 3루타는 사실 우익수 구자욱이 플라이 처리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타구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조명에 공이 가려진 듯한 동작을 취하며 공을 놓쳤고, 정주현은 이를 틈타 3루까지 안착했다. 정주현은 이후 나온 홍창기의 안타 때 결승득점을 올렸다.
류지현 감독은 “홈구장이기 때문에 조명에 대한 부분을 시즌 들어가기 전 시설관리하는 분들과 함께 체크했다. 아무래도 우리 팀이 더 많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우리 팀 입장에선 예년에 비해 그런 상황이 안 나오고 있다. 어제는 중요한 상황에서 고맙게도 행운이 따랐다. 뭐랄까…. 정주현의 기운에 의해 경기가 좌지우지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기를 매듭지은 정주현의 노바운드 송구는 어떻게 봤을까. 류지현 감독은 “훈련할 땐 기본적으로 원바운드 훈련을 한다. 하늘에서 노바운드를 던지도록 뭔가를 내려줬던 날이었던 것 같다. 정주현 쪽에서 뭔가 일어났던 경기“라며 웃었다.
[정주현. 사진 = 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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