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nd]"아저씨" "정계은퇴"..野 후보 난립에 막말도 '홍수'
주호영 "동네 뒷산 안돼"..이준석 "아저씨들 얘기"
조경태 "당대표, 원내대표 다 판검사? '로펌정당'"
홍준표, 초선 겨냥 "선후배도 없다", "80대 노인네"
"오래되면 곰팡이", "동반몰살", "정계은퇴" 맞대응
5선 정진석 "4년간 독설 지탄받아..잊지 말아야"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친 언사가 오가고 있다. 당대표 주자들 간의 신경전과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가 맞물리면서다. "막말정당 프레임을 뒤집어쓰려 하나"라는 자가비판도 나온다.
OB vs YB, 영남 vs 비영남…당권 경쟁, '말싸움'으로
당권 주자들은 오는 6월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몸풀기에 나섰다. 초선·청년 주자들은 '낡은 정당 탈피'를, 비영남 주자 일부는 '도로영남당' 프레임을 들고 나와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출마 의지를 밝힌 주자 가운데 가장 젊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36)은 '나이와 경륜'을 놓고 중진과 날 선 언어를 주고받았다. 앞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동네 뒷산만 다녀선 안 된다"라고 지적하자 "팔공산만 다니던 분", "그냥 아저씨들이 하는 얘기"라고 쏘아붙였다.
14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초선 김은혜 의원도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경륜으로 포장된 실패한 낡은 경험이 아니"라고 나섰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 이러저런 인연이 있으니 영입에 내가 유리하고, 원만한 통합을 위해 경륜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바로 이런 낡은 정치 때문에 오늘날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이라며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강조한 중진들을 저격했다.
판검사 출신 인사들이 당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5선 조경태 의원은 "원내대표, 당대표, 대선후보까지 판검사 출신이 된다면 '로펌정당'이라는 비난을 비껴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 주 전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일부 수도권 주자들이 '영남탈피론'을 들고 나온 데 대한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면서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앞서 홍문표 의원 등이 "영남당으로는 참패한다"고 강조하자 주 전 원내대표는 "분열주의고 자해 행위"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홍준표 복당 선언에 '시끌'…"조화로 사시라", "좀스러워"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지난 10일 "이제 돌아가야 할 때"라며 복당 신청 의지를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물러가고, 복당에 다소 우호적 입장인 김기현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선출된 데 따른 계산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복당 선언 이후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복당에 회의적인 의원들을 저격하고 있다. 그 중 대다수가 초선 혹은 청년이라 "좀스럽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앞서 홍 의원은 "몸은 젊은데 생각은 80대 노인네 같은 구태 정치",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고 막 간다",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김웅 의원은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이가 나는 법"이라고 비유했다.
같은 초선인 박수영 의원도 "좀스럽게 대응하는 이런 태도가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당 안팎의 많은 분들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핵심 이유"라고 말을 보탰다.
하태경 의원은 '정계은퇴'까지 언급하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제 사적문자까지 공개하는 걸 보고 경악을 했다"며 "이런 정치를 하면 정치 불신만 높아지기에 홍 의원은 복당이 아니라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정치에 더 도움이 된다"고 비꼬았다.
또 "(당의 지지자들은) 윤석열 입당은 동반상승의 길이지만, 홍준표 입당은 동반몰살의 길이라고 우려한다"고도 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홍 의원님의 복당 문제가 의총이나 전당원 투표의 안건이 된다는 생각 자체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홍 의원의 복당은 '도로탄핵당' 이미지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 내년 대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대선을 1년 여 앞두고 지도부 구성도 완료하지 않은 상황에서 '잡음'이 계속되는 데 대해 자성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은 "다시 막말 정당 프레임을 스스로 뒤집어 쓸 생각인가"라고 단속에 나섰다.
정 의원은 "시사평론가로 더 유명한 이준석씨의 말이 위태롭다. 아무리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중진 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서는 안 된다"며 "지난 4년 동안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린 독설과 막말로 우리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훈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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