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돌풍' 김웅·김은혜 한 목소리 외친 것은

신동규 2021. 5. 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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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에 불어닥친 젊은 바람..중진도 긴장
주요 변수로 떠오른 초선·청년 단일화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초선 돌풍이 불면서 ‘신진 vs 중진’ 구도로 새판이 꾸려지는 모양새입니다. 초선 가운데 김웅·김은혜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젊은 그룹으로 묶이는 ‘0선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습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이름을 알린 정책통 윤희숙 의원도 당권 도전 여부를 고심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진 가운데 5선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3선 조해진 의원, 4선 홍문표, 3선 윤영석, 5선 조경태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은혜·김웅 ‘불가역적 변화’ 한 목소리

1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에서 김은혜 의원은 "완전한 새판짜기로 정권교체를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극적인 리더십 교체를 이뤄내야 대선 승리도 이뤄낼 수 있다"며 "당에 필요한 것은 경륜으로 포장된 실패한 낡은 경험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돌진하는 도전정신과 상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세대교체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호소로 해석됩니다.

김웅 의원이나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청년주자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닫혀있지 않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진영 논리에 갇힌 편가르기 정치는 정치의 지적 수준을 크게 후퇴시킨다”면서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계승할 것과 극복할 것을 가려내어 역사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역사와 대면하며,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실천하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겠다”며 향후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지 않을까?'하는 국민 여러분 마음 한켠의 염려를 실천으로 불식시키겠다”며 “그 길만이 망국적인 편가르기 정치, 가치전도와 이율배반의 내로남불 정치를 끝장내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로영남당’, ‘도로한국당’ 등 과거 회귀 우려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입니다.

당의 불가역적 변화를 강조한 것은 초선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웅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는 김웅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김웅 의원도 13일 출마선언에서 “문재인 정권의 추악한 내로남불에도 우리 국민의힘은 외면받았다”며 “그것은 바로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은 아직도 우리 당에 대한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며 “오직 새로운 희망과 변화만이 그 아픈 기억을 덮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궐선거에서 이뤄진 지지가 국민의힘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가 “우리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바로 우리와 국민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이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변화”라고 했습니다. 새 시대에 새로운 리더십이 새 희망을 담을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혁명적인 변화는 오직 혁신적인 사고에서 나온다”며 “초선에 불과한 제가 감히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 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진 그룹 단일화, 주요 변수로
왼쪽부터 김웅 의원, 윤희숙 의원, 김은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 사진 = MBN
85년생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 등 초선 돌풍이 불면서 이들이 단일화할 경우 국민의힘 당권 경쟁의 주요 변수가 되리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적 인지도를 얻은 윤희숙 의원까지 가세해 힘을 싣는다면 실제 당대표 당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김웅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에 도움이 된다면 이 전 최고위원이나 저나 자기희생을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은혜 의원도 초선 주자 단일화와 관련해 "이번 출마는 변화의 새로운 물결을 거세게 일으키는 데 방점이 있다"며 "단일화 자체에 닫혀 있지 않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와 관련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습니다.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웅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저는 평소에 김웅 의원과 교류하면서 생각이 다른 점을 크게 많이 못 찾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분위기 봐서. 저희가 1, 2등으로 경쟁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단일화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선 저희 1차 목표는 1, 2등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13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는 김웅 의원과 단일화를 묻는 말에 “아직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경원·주호영 등 중진 당권주자들을 거론하며 “세대교체론이 강하게 작동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결국 청년·초선 주자들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됩니다.

반격 나선 중진 “윤여정도 70넘어 수상”

초선 바람이 심상치않자 중진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신구대결 구도로 흐른다는 시각에 대해 “1년 전 총선 때 이미 세대 문제가 다 반영돼서 공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퇴진하고 신진들을 많이 넣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숲은 작은 나무도 있어야 되지만 거목 노목 고사목이 다 있어야 숲이 되지 않나”라며 “노장청이 다 어우러져서 각각 장점을 발휘할 때 그 당이 가장 당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지 나이를 기준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 무조건 물러나라, 저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여정 선생님 같은 경우도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저렇게 상을 받으시고 또 작가 중에는 대가들 중에 심지어 80넘어서도 걸작을 남기거나 성공한 분들이 많다”며 “나이로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재차 ‘세대교체론’을 경계했습니다.

또 차기 당대표는 공정한 경선 관리와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통합에도 제가 제일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초선들의 도전, 높은 목표설정 저는 아주 바람직하고 권장돼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4선을 지낸 신상진 전 의원도 14일 당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을 통합의 용광로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이은 재도전입니다.

신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통합의 전기가 돼야 한다"며 "중진과 초선이 서로 깎아내리고, 영남과 수도권이 서로 손가락질 하는 모습에서 대선 패배의 망령이 살아나는 듯 하다"고 일갈했습니다.

홍준표 복당 놓고 갑론을박
홍준표 무소속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한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자신에 대한 복당을 꺼리는 이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 의원이 복귀할 경우 당내 권력구도가 크게 요동치면서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 의원은 “지금 당에 들어와 내 복당을 방해하는 세력은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을 비난하면서 탄핵 대선과 위장평화 지선때 야당 승리를 극렬히 방해했던 그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질수밖에 없었던 탄핵대선 출마, 지방 선거를 지휘했던 저와 이길수밖에 없었던 지난 총선을 막장 공천으로 지게 만든 사람을 한데 묶어 반대하는 것은 또 무슨 억하심보인가”라고 토로했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을 치른 자신과 역대급 참패를 당한 지난 총선을 이끈 황교안 전 대표는 다르다는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당권 도전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14일 TBC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당 대표 2번 지내시고 대선후보도 지내셨기 때문에, 대선 앞두고 야권이 다 뭉쳐야하지 않겠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철수 대표나 보수진영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 수사를 하신 윤석열 총장도 뭉치자고 하는데 공천갈등 때문에 당을 떠난 홍준표 의원에 문을 닫는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고 과한 지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찬성”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웅 의원은 "말 한마디가 우리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던 경험이 너무나도 생생하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급하지 않다”며 신중한 모습입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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