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우면서도 쫄깃.. '건강 불끈' 보양음식 [김새봄의 먹킷리스트]
8가지 한약재와 흑미 넣어 국물빛 묘해
사방 우거진 숲 하남의 '까치산장'
큰 항아리에 담긴 빅사이즈에 놀라
'십이율'의 흑후추오리 덮밥 인기
돔형으로 플레이팅한 '신정' 오리구이
기름기 쫙 빠져 담백
평상시 외식은 보통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양껏 구워 먹고
후식으로 면이나 찌개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온가족이 단단히 채비를 하고 찾아가는 외식은 좀 다르다.
뜨끈한 탕이나 담백하면서도 푸짐한 음식으로 몸보신을 하는 그림이 떠오른다.
김새봄의 아홉 번째 먹킷리스트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오리고기 맛집’이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광주시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큰 고개인 은고개. 많은 한식당들이 늘어선 이곳의 오리전문점 ‘애마오리’는 이름도 특이하지만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이름보다 더 특이한 비주얼의 ‘오리흑약탕’으로 유명하다. 온통 통나무로 이뤄져 건강한 기운이 공기까지 스며드는 듯한 가게. 식전 반찬부터 가족들의 칭찬이 쏟아진다. 많진 않지만 들깨에 고소하게 무친 고춧잎과 시래기 등의 나물 반찬은 수북이 쌓아줬는데도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비워진다.
들어서자마자 우거진 소나무숲에 입구부터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서성이게 되는 하남 ‘까치산장’. 입장이 셀프로 길어지는 곳이다. 서울 근교 가까운 곳이지만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사방 가득 우거진 꽃과 나무들로 하남에 온 것이 비로소 실감난다. 가게 주변에는 작은 텃밭이, 그 앞에는 소담한 분수가 뿜어져 오른다. 평화로운 광경에 먹기 전부터 힐링을 다해버린 느낌. 옻나무 한방오리백숙을 주문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삼삼오오 모여 오후를 만끽하는 어머님들이 눈에 띈다. 따사롭게 소나무 사이를 파고드는 햇살 아래 핀 웃음꽃이 평화롭고 우아하다.
1965년 개업해 56년의 역사에 빛나는 역삼동 ‘신정’은 본래 ‘징기스칸’이라는 이름으로 샤브샤브를 처음 선보인 역사 깊은 식당이다. 역삼동 한복판의 큰 건물을 통째로 운영하는 노포의 아우라에 놀라기도 잠시, 실내에 있는 거대한 연못은 놀라움과 더불어 복잡한 강남역을 떠나 어디론가 소풍 온 기분을 선사한다.
샤브샤브가 메인인 식당이지만, 신정만의 특색 메뉴인 ‘오리고기 한 마리’는 오랜 단골들이 필수로 주문하는 단골 메뉴다. 7만8000원의 고가임에도 단골들은 으레 시키는 메뉴다. 오븐에 구워 기름이 쪽 빠진 오리구이는 껍데기의 빛깔이 마치 베이징덕의 그것 같지만 또 다른 개성이다. 오리 한 마리 전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일일이 잘라 돔형으로 플레이팅했다. 마치 오랜 시간 기름을 뺀 전기 통구이를 맛보는 듯, 담백함이 일품이다. 심플하지만 최고의 조화를 이뤄내는 겨자 푼 간장소스는 오리와 단짝이다. 씹을수록 담백한 맛에 매료된다.
김새봄 푸드칼럼니스트 spring58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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