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머스크에 뿔나 테슬라주식 던졌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던지고 있다. 이달 들어 테슬라 주식 매매에서 18개월만에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데다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잇따른 기행에 따른 '리스크' 탓이란 분석이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갑자기 차량 구매자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가상화폐 시장에 공포를 불러왔다. 그 전에는 "도지코인은 사기다"라고 말해 도지코인 가격 폭락을 가져왔다.

15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 4672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매입 금액은 5억6228만 달러, 매도 금액은 6억900만달러였다. 현재까지 월간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2019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에는 적게는 1655만 달러(4월)에서부터 많게는 5억 달러 가까이(4억9638만 달러, 12월) 테슬라를 순매수했다. 올해 1월에도 한 달 동안 무려 약 10억 달러(9억3914만 달러)를 사들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월 25일 고점(900.4달러)을 찍은 이후 하락추세를 보였다. 지난 14일 종가는 589.74달러로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주가는 709.44 달러에서 이달 들어서만 해도 16.8%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서학 개미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지난달 말 90억5820만 달러에서 주가 하락과 순매도 등으로 지난 14일 기준 76억767만 달러로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 거래에서 순매도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금리 상황과도 연결돼 있다. 고평가 논란과 함께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빨리 긴축에 들어가 미국 정부가 법인세를 인상하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기행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등 미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