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부터 졸업까지 막강한 북한 교권

2021. 5. 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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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5월엔 어린이날도 있고요. 어버이날도 있고 기념할 날이 참 많은 달인데요. 그리고 5월 15일 오늘은 바로 스승의 날이죠.

◀ 차미연 앵커 ▶

네. 그래서 문득 기억에 남는 선생님 생각도 한 번 해보고요. 덩달아서 학창시절도 떠올려보는 날인데요.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을 기념할까요? 북한의 학교는 또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오세요.

◀ 김필국 앵커 ▶

우리는 매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북한에도 혹시 스승의 날이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스승의 날이라고 명칭 지어진 건 없고 비슷한 날, 교육절이란 날이 있거든요.

◀ 김필국 앵커 ▶

교육절은 며칠인가요?

◀ 이효주 ▶

1977년 9월 5일. 9월 5일이면 북한은 교육절로 보내고 있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교육절마다 특별한 이벤트 같은 게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북한은 교육절이면 늘 운동회를 합니다. 가을철 운동회를. 그래서 그날에는 여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선생님들한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운동회를 할 때 선생님 도시락을 싸간다던가 또 고등학교.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기념품 같은 수첩, 볼펜 이런 것들도 드리고 꽃도 가져다드리고 축하의 분위기 이런 건 비교적 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 우리하고 북한하고 어쨌든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학생들도 그렇지만요. 학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이 될 것 같긴 하거든요.

◀ 김수경 ▶

그렇죠. 어떤 선생님이 배정이 됐느냐가 굉장히 초미의 관심사고 이전의 그 선생님께 배웠던 아이의 엄마가 있으면 정보를 얻어서 어떤 선생님이다, 어떤 스타일이다. 이런 걸 알아보기도 하고 또 내 아이하고 잘 맞을지 이런 것들 서로 엄마들끼리 문자 주고받으면서 이야기 하곤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이효주씨는 북한에서 교사이시기도 했고 또 학부모시기도 했잖아요. 북한은 어떤가요?

◀ 이효주 ▶

북한은 고정 담임제입니다. 1학년에서 맡은 선생님이 쭉 졸업까지 시키는. 연임제 같은 거죠.

◀ 김필국 앵커 ▶

한 번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이군요.

◀ 이효주 ▶

그런데 대한민국에 오니까 매 학년마다 선생님이 매년마다 바뀌더라고요. 솔직히 여기 와서 적응하기도 바쁜데 담임까지 막 바뀌니까 적응이 안 됐고, 걱정이 사실 제일 많았죠. 사실은 지금도 그건 아직 잘 이해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도.

◀ 차미연 앵커 ▶

근데 좋은 선생님일 경우는 그렇지만 선생님이랑 잘 안 맞으면 이런 불행이 어디 있습니까.

◀ 이효주 ▶

1학년에서 안 좋은 선생님을 맡았다, 정말 쭉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남한처럼 북한도 지금은 좋은 선생님한테 학생들을 맡기려고 자식들을 맡기려고 사전에 정보 같은 걸 주고받는데 결국은 그런 정보를 받아도 교장 선생님하고 사업을 해야지만 그 선생님 학급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오랜 시간 길게 담임을 맡는다면 아이들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을 것 같긴 한데요. 또 선생님 파워도 상당히 셀 것 같습니다.

◀ 김수경 ▶

아무래도 아이의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하니까 적성이라든가 진로라든가 이런 조언을 잘 줄 수도 있고 또 5년 동안 어떻게 보면 학부모와 교사가 신뢰 관계를 갖게 되는 거잖아요. 그렇다 보니 북에서는 사교육 같은 게 별로 없으니까 선생님한테 거의 모든 교육을 다 일임하거든요. 모든 전권을.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선생님의 교권이 셀 수밖에 없고 또 학생 인권이라든가 그런 거에 대한 개념은 아직 없다 보니까 선생님의 파워가 사실 막강하다고 할 수 있죠.

◀ 차미연 앵커 ▶

예전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이럴 정도로 교권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말은 사라진 지가 오래고 교권이 많이 약해졌는데요. ◀ 이효주 ▶ 씨는 남한에 오셔서 그런 모습 보시면서 이건 좀 그렇다.. 이런 생각 해 보지 않으셨어요?

◀ 이효주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정도가 아니고요. 완전 경악을 한 거죠. 대한민국 분위기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학생들이 교사가 학생들의 눈치를 본다든가 학부모들을 의식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물론 북한에서도 완전히 없다는 아니지만 여기처럼 이렇게까지는 안 그렇다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학생들이 선생님한테 대들고 이런 건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네요.

◀ 이효주 ▶

네. 대든다는 건 원래 학생의 태도가 안 된 거죠. 모범생도 아니고 불량 학생이 되는 거고 그래서 잘 된 부모, 북한 말로 돼먹은 학부모들은 매를 들어서라도 자기 자식을 사람 만들어달라 이렇게 당부를 하거든요.

◀ 김수경 ▶

최근에는 북에서도 애를 1명만 낳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엄청 금지옥엽으로 키우는 거죠. 그렇다 보니 학교에서 만약에 체벌을 당하거나 혼이 나거나 맞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면 엄마들이 가서 항의를 하는 일도 종종 있다는 증언들이 꽤 수집이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 체벌이 학교에서 많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증언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이효주씨 참 놀라신 것 같은데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는데요.

◀ 이효주 ▶

북한도 교사하기가 좀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점점.

◀ 차미연 앵커 ▶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좋을 거 같은데요.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선생님과 학생이 대면하기도 힘드니까 그러다 보니까 교육 현장에서는 애로사항이 참 많을 것 같아요.

◀ 김수경 ▶

그렇죠. 특히 초등학생들은 선생님과 유대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선생님하고 친하면 공부도 훨씬 열심히 하고 선생님하고 데면데면하면 공부도 안 하는데 올해는 그래도 주2~3회 정도는 학교를 가니까 그래도 학교에서 뛰어노는 것, 아이들과 노는 것, 배우는 것들에 대해서 되게 즐거워하고 아이가 드디어 엄마 역시 학교는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그런데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대면수업을 재개했다는데요. 화면 먼저 보시죠.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지난달 말 대면수업을 재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이 책을 보면서 등교를 하고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진도 실었는데요.

"며칠 전, 새로 일떠선 도 안의 학교들에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조선중앙TV에서도 대면수업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색색의 마스크를 쓴 채 수업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초중고 전체적으로 정상화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 김수경 ▶

상당 부분 대면수업으로 전환을 한 것 같긴 한데요. 아무래도 북한은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안 되어있다 보니까 그냥 학교를 안 보냈을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의 교육 격차가 심해지다 보니까 저렇게 마스크를 쓰고 방역에 신경을 써서 대면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마 아직도 열악해서 대면수업이나 학교를 아예 열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대면수업 재개 소식과 함께 이색적인 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동신군 만포시를 비롯한 자강도의 여러 지역에서 산골학교 학생들을 위한 통학배 통학열차들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자강도 지역 학생들을 위한 통학배라고 하는데요. 지난 해에도 소개된 적이 있네요.

◀ 김필국 앵커 ▶

네. 통학배 이름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은정이네요.

◀ 이효주 ▶

그러니까 당의 사랑과 은정 이런 것들을 함축한 이런 배라고 이름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집에서 나오면 사랑의 통학배가 척 서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새 통학배를 타니까 정말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무려 2시간을 가야 학교를 갈 수 있다니까 오고가다가 지쳤겠습니다.

◀ 이효주 ▶

네. 근데 정말 산골에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조금 환경적으로 안 된 게 제가 살던 지역에도 분교가 있었거든요. 거기에 학생들은 초등학교는 거기서 다니지만 중학교하고 고급 중학교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지 못한 산골 정말 오지에 있는 애들은 걸어서 1시간 반~1시간 이렇게 걸어서 학교에 다녀야 되거든요. 저렇게 배를 타고 가는 학생들은 그래도 그만하면 배려를 받은 케이스라고 보시면 되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통학 시간 2시간이라고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학교도 2시간이면 가거든요. 근데 외진 지역인데도 학생들이 많은 편 아닌가요? 여기 부모들은 왜 여기서 사는 걸까요?

◀ 김수경 ▶

그렇죠. 북에서는 노동자 지구라고 해서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지구들이 마련되어 있거든요.

◀ 김필국 앵커 ▶

말씀하신 대로 이곳에선 사슴을 키워서 지명도 사슴목장지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임산사업소 가 있는 군도 중간에 들러서 가고요.

◀ 김수경 ▶

여러 가지 기반 시설 같은 게 많이 부족하죠. 학교라든가 여러 가지. 그래서 굉장히 노동조건이 열악하다고 할 수 있고요. 그곳에 아이들을 낳고 가정을 꾸렸을 때 애들을 제대로 학교도 못 보내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당연히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당국 차원에서 그래서 학교라도 제대로 보낼 수 있게 해주자.

◀ 차미연 앵커 ▶

자. 이번에는 통학열차도 소개하는데요. 한편으로는 교통길이 참 험난하구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수경 ▶

저희 부모님 세대에 왜 십리 길도 학교 걸어 다녔다, 이런 말씀도 들었는데 그만큼 북한도 여러 가지 도로 사정이라든가 학교의 갯수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 시골의 열악한, 오지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교육시킬까에 대해서도 당국이 신경을 쓰고 있다, 아마 그런 차원에서 통학버스라든가 통학열차라든가 배라든가 이런 것들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적다고는 말씀하셨지만 이런 영상을 통해서 북한 당국이 궁극적으로 뭔가를 선전하고 싶은 걸 거 아니에요. 뭘까요? 그게?

◀ 김수경 ▶

어쨌든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제도가 무상의료제와 무상교육제입니다. 또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에 가장 먼저 단행한 개혁 중에 하나가 교육개혁이거든요. 그만큼 인적 자원을 어떻게든 잘 다듬고 만들어서 북한의 발전을 이바지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좀 더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 그런 부분들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인민들한테 알리는 차원에서 이러한 사업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북한이 내세우는 게 무상교육이잖아요. 지금 무상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공식적으로는 무려 교육을 12년제 의무교육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는 하지만 학부모들이 대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건 월사금도 아니고 일사금이냐, 이렇게 이야기 할 정도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무료 교육이라고 체제적으론 되어있지만 현실은 안 그렇다 이거죠.

◀ 김수경 ▶

제가 탈북민 주로 여성분들 인터뷰를 하다 보면 교육 문제가 얘기 나왔을 때 학부모의 입장으로 굉장히 공감하면서 서로 얘기를 하게 되는데 까 눈만 뜨면 돈이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얘기를 하게 된다고 해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엄마 오늘 뭐 때문에 돈 가져가야 돼, 돈 가져가야 돼.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눈만 뜨면 돈이다. 이 얘기를 입에 달고 산다고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눈만 뜨면 돈이다. 엄마 입장에서 과연 얼마나 어떻게 돈이 들어가기에 그런 말까지 나오는 걸까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아봐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학교도 요즘에 많이 달라졌다는데요. 다음 시간도 기대해주시고요.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17959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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