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영화 스타, 우주정거장서 조우할까

곽노필 입력 2021. 5. 15. 10:16 수정 2021. 5. 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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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첫 유인 우주비행 기록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엔 첫 우주 제작 영화란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가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촬영할 계획이다.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계기로 우주탐사·개발에서 미국에 앞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러시아가 수십년만에 영화판에서 '최초'란 타이틀을 추가하기로 작정하고 달려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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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0월5일 우주정거장에 영화인 2명 보내 촬영
미 톰 크루즈도 10월 일정.."우주서 조우할 수도"
첫 유인비행 60년만에 '첫 우주 제작 영화' 경쟁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촬영하게 된 러시아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왼쪽)와 감독 클림 시펜코. 위키미디어 코먼스/시펜코 페이스북

60년 전 첫 유인 우주비행 기록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엔 첫 우주 제작 영화란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가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촬영할 계획이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모스)은 오는 10월 배우와 감독 2명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영화를 촬영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방우주국은 우주정거장으로 갈 영화인으로 배우 율리야 페레실드와 감독 클림 시펜코를 선정했다. 페레실드는 러시아의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세바스토폴 상륙작전'(2015) 등에 출연한 명예 예술가다. 시펜코 감독의 최신 작품은 `스페이스 7'(2017, 원제는 살류트7)으로, 1985년 소련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다룬 우주 재난 영화다.

국제우주정거장. 위키미디어 코먼스

6월부터 우주비행 훈련 돌입

두 사람은 10월5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 MS-19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출발한다. 이미 신체 검사를 마친 이들은 6월1일부터 무중력 비행을 포함한 우주여행 훈련을 받는다.

두 사람이 찍을 영화는 러시아 국영TV가 제작하는 첫 우주영화 ‘브조프’(도전이라는 뜻)다. 러시아 `리아통신'은 "이 영화는 너무 아프지만 지구로 즉시 돌아갈 수 없는 우주 비행사를 수술해야 하는 한 여성 외과의사의 임무에 관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페레실드가 주연을 맡는다. 러시아 국영 TV는 첫 우주 제작 영화를 기념하기 위해 훈련 과정을 포함한 제작과정을 촬영해 방송할 계획이다.

러시아 우주국은 지난해 11월 영화 출연진 선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여자 주연배우의 경우 러시아 국적에 나이 25~40세, 몸무게 50~70kg, 가슴둘레 112cm의 신체 조건과 3분30초 이내 1km 달리기, 20분 이내 자유형 800미터 수영, 3m 스프링 보드 다이빙 등의 체력 조건을 내세웠다. 연기 경험은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페레실드는 19명의 후보 중에서 선발됐다.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왼쪽)와 감독 더그 라이만.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이 촬영 계획 밝히자 서둘러 기획한 듯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우주정거장 촬영 계획을 접한 직후 우주 영화 기획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 브라이든스틴 미국항공우주국장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함께 작업하게 돼 흥분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영화는 톰 크루즈와 '엣지 오브 투모로우', '아메리칸 메이드'를 함께 작업했던 더그 라이만이 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는다. 미 항공우주국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가 영화 제작을 후원한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톰 크루즈와 더그 라이만도 10월에 촬영을 위해 우주정거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두 나라의 영화 제작진이 우주정거장에서 조우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우주정보 웹사이트(Space Shuttle Almanac)가 지난해 9월 공개한 2020~2023년의 유인 우주선 발사 일정 차트에는 2021년 10월에 두 사람이 미국 민간 우주여행업체 액시엄 스페이스의 부사장 마이클 로페즈-알레그리아가 조종하는 스페이스엑스의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을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 영화 제작진이 10월 초에 출발하기로 한 것은 미국보다 먼저 촬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크루즈의 정확한 출발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우주 영화 제작과 관련한 진전된 소식도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우주정보 웹사이트 ‘Space Shuttle Almanac’의 우주발사 일정 차트.

초기 우주개발을 주도했던 러시아의 명예회복?

1950년대 시작된 우주 경쟁에서 소련은 상당기간 미국을 앞서나갔다. 1957년 10월4일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렸고, 1961년 4월12일엔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를 선회하며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라는 칭호를 달았다. 1971년엔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류트도 쏘아 올렸다.

미국이 첫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한 것은 소련보다 약 넉달 늦은 1958년 1월31일이었다.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는 소련보다 약 한달 늦은 5월5일 지구 궤도에 올랐다. 미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소련보다 2년 늦은 1973년의 스카이랩이었다.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계기로 우주탐사·개발에서 미국에 앞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러시아가 수십년만에 영화판에서 ‘최초’란 타이틀을 추가하기로 작정하고 달려든 듯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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