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두 달만에, 같은 자리 또 버려진 강아지 [개st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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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몇 개월밖에 안 된 강아지를. 귀엽다고 입양했다가 금세 버리고, 장난감처럼 쉽게 생각한 거예요. 너무 화가 나고 안타까워요."
장난감도 아니고어제의 입양자, 오늘은 유기범제보자는 사진 속 캔넬을 보고 제리의 입양자 A씨의 소행이라고 확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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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몇 개월밖에 안 된 강아지를…. 귀엽다고 입양했다가 금세 버리고, 장난감처럼 쉽게 생각한 거예요. 너무 화가 나고 안타까워요.”
지난 4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에 네티즌들이 공분했어요. 사진 속에는 반려동물 이동장인 캔넬째 버려진 작은 강아지 모습과 함께 ‘구조된 장소에 재유기, 마음이 편하신가요?’라는 호소문이 적혀 있었죠. 사연의 주인공은 생후 4개월 시고르자브종(시골 믹스견), 제리입니다.
제리는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고림동 무덤가에서 유기견 어미로부터 태어난 6남매 중 한 마리였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살아남은 건 제리까지 단 세 마리. 딱한 상황이 알려지자 제보자 정진영(30대)씨와 이주영(28)씨 등 주민들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탈진한 어미개 대신 밤새워 인공포유를 했어요. 노력 덕에 살아남은 새끼들은 한 달만에 젖을 떼고 이웃 주민들에게 하나둘 입양 갔지요.
이대로 해피엔딩인 줄 알았는데. 사건은 이제부터였어요. 지난 4월, 구조됐던 바로 그 장소에서 또 다시 버려진 제리가 발견된 겁니다.
제보자는 사진 속 캔넬을 보고 제리의 입양자 A씨의 소행이라고 확신했어요. 입양날 A씨에게 직접 건넨 캔넬이 분명했거든요. 어제의 입양자가 하루아침에 유기범이 되다니. A씨와의 통화에서 제보자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답니다.
“얘가 거기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면서, 어떻게 그 자리에 유기를 했을까요? A씨는 ‘사정이 그렇게 됐다, 어쩌냐’며 웃더군요. 제리가 자기 배설물을 먹고, 말썽이 심해서 가족이 싫어했다고 해요. 경찰에 동물유기 혐의로 신고하니까 그제서야 ‘돌보기 힘들다보니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더군요.”
식분증 등 이상행동을 보여 개를 유기했다는 A씨의 변명. 하지만 제리가 이상행동을 한 데는 A씨 탓도 있는 듯했습니다. A씨는 유기 이틀 전 제리를 다른 가정에 떠넘겼다가 하루 만에 돌려받았다고 해요. 개는 특성상 정해진 보호자와 애착을 형성합니다. 파양의 경험으로 제리는 정서적으로 불안해졌을 가능성이 크지요.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동물 유기혐의를 인정했으며 곧 검찰 조사를 받습니다. 기소될 경우 결과에 따라 전과 기록이 남고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죠.
가엾은 제리는 어떻게 됐을까요. 제보자에 따르면 제리는 파양의 충격으로 식분증과 대인기피증을 보였다고 해요. 이 때문에 임시보호나 입양 신청을 받기 어렵고, 애착을 형성할 보호자가 없으니 이상행동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졌죠.
이런 제리를 받아준 것은 동네 펫유치원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였어요. 부인이 곧 출산을 앞둔 만삭의 몸이지만 딱한 제리의 사연을 듣고 임시보호를 결정했답니다.
국민일보는 지난 12일 제리의 임시보호처를 찾아가 제리를 만났어요. 펫유치원에서 3주간 행동교정과 돌봄을 받은 덕분일까요. 제리는 밝은 모습을 되찾았고, 조만간 전원주택에 사는 젊은 부부에게 입양될 예정이랍니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이 더 있습니다. 선행을 베푼 임시보호자 부부는 “취재진이 다녀간 뒤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역시 선행은 기쁨으로 보답 받는 모양입니다.
유기와 구조를 거듭하며 파란만장했던 제리의 견생. 남은 생에는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이성훈 기자 김채연 인턴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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