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인건비와 맞바꾼 수익성..'3N' 1분기 영업이익 21% 감소

윤진우 기자 2021. 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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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넷마블 '영업이익' 1년 새 21%↓
인건비 최대 44% 증가로 수익성 악화
넥슨코리아 판교 사옥.

국내 게임 업계의 연봉 인상 경쟁이 결국 게임회사의 수익성 감소로 돌아왔다. 신작 부재로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중견 게임사는 물론, 대형 게임사까지 실적 악화에 빠졌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106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성적이다. 인건비 증가폭이 컸던 엔씨소프트가 가장 부진했고, 기존 게임이 실적 개선을 주도한 넷마블은 호성적을 거뒀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됐지만 주력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불매 운동이 계속되는 만큼 올해 2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 5124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9%, 76.5% 급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2분기 375억원 이후 가장 낮았고, 매출은 2019년 3분기 이후 최저였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2325억원의 인건비를 집행했는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념해 추가로 지급한 인센티브가 34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인건비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나타났다.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9277억원, 영업이익 4551억원을 거뒀다. 넥슨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9% 늘어난 1456억원을 글로벌 인건비로 지출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4% 증가하면서 선전했다. 다만 넥슨은 올해 2분기에도 인건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펄어비스와 컴투스 등 중견 게임사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00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2%, 71.7% 줄었다. 펄어비스는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주력게임 ‘검은사막’의 매출이 2분기로 이연된 상황에서 인건비로만 1분기에 363억원을 지출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펄어비스의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

컴투스도 마찬가지다. 컴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167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컴투스는 1분기에만 186억원을 인건비로 썼는데, 이는 1년 새 44%가 늘어난 규모다. 컴투스 관계자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실적 기반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했다”고 했다.

넷마블은 인건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좋은 성과를 보였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매출 5704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165.7% 증가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2% 늘어난 1434억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는데, 지난해 11월 선보인 ‘세븐나이츠2’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 기존 게임이 실적 개선을 주도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넷마블 구로 신사옥. /넷마블 제공

게임 업계를 휩쓴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그에 따른 불매 운동은 실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솔직히 (불매 운동과 관련된) 어떤 영향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국내 이용자 수가 2월 말부터 감소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했지만, 불매 운동 여파가 실적에서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게임을 중심으로 수익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올해 1분기 신작 발표가 연기되고,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위축된 경향이 있다”며 “일부 게임을 중심으로 이용자 수 감소가 관측되는 만큼 2분기부터 실질적인 수익 감소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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