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도 백신 접종 완료땐 ‘노마스크’
대중교통·요양원선 착용 권고
코로나 백신 보급에 성공한 나라들이 속속 ‘마스크 해방’을 선언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착용에 익숙하지 않아 거부감을 갖던 미국·유럽 등 서구 선진국일수록 마스크로부터의 독립을 기념비적으로 여기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고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새 규제 완화 지침을 감격적인 분위기에서 발표했다. CDC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여러분은 이제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일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 “흥분되고 강렬한 순간”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이후 백신 보급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백신 접종자는 붐비지 않는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지침이 유지됐는데, 이제는 규모나 종류에 상관 없이 대부분의 실외·실내 활동 시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 얽매이지 않고 생활해도 된다는 것이다.
앞서 백신 보급에서 앞서간 이스라엘과 영국 등도 마스크 해방을 속속 선언했다. 백신 접종 인구 비율이 62%에 이르는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8일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인구 52%가 백신을 맞은 영국도 지난달 야외에서의 마스크를 벗어던진 데 이어 17일부턴 코로나 유병률이 낮은 중·고등학생들의 교내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하는 등 실내 규제 해제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은 거대 경제권 중에선 백신 보급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마스크 규제도 가장 빠르게 완화해가고 있다.
사실 미국에선 지난해 마스크 착용이 자리 잡기까지 상당한 갈등의 비용을 치렀다. 마스크는 에이즈 등 심각한 질병을 가진 환자 혹은 범죄자나 쓰는 것이란 서구의 문화적 편견이 있었던 데다가,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의 마스크 착용 규제를 ‘내 자유를 침해한다’고 여기는 미국인 특유의 거부감이 컸다. 트럼프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하느냐를 두고 반년 이상 정치적 논쟁을 벌였다. 미국에서 감염자·사망자가 폭증한 것도 사실상 이 때문이다. 지금은 13일 맨얼굴로 나온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가 “벌거벗은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마스크가 일상화됐다. 어쨌든 미국인들은 이날 CDC 발표에 “자유를 되찾았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이기고 있다”며 환호하고 있다.
미 바이든 정부 내에선 최근 백신 기피층을 설득하기 위해 마스크 지침을 서둘러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현재까지 전 국민의 46%가 백신을 1회 이상 맞았다.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사람은 인구 3명 중 1명이다.
미국은 백신 접종에 기반한 ‘마스크 해방'이 경제를 살리고 일상생활을 되찾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인식하에 관련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종교·정치적 이유나 건강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 때문에 접종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되자 각 주정부와 기업들이 현금부터 맥주·도넛과 우버 택시 제공, 경기장·박물관 관람권 등 유인책을 줘가며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게만 해당되는 특혜 조치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효과적인 넛지(nudge·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 정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스크 해방은 곧 경제 재개와 일상 정상화로 직결되고 있다. 미 최대 교원노조 중 하나인 미국교사연맹은 이날 올 9월 가을학기에 대면 수업을 전면 재개하는 데 동의했다. 이번 주부터 12~15세 청소년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다. 각 주는 속속 경제 완전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뉴욕은 17일부터 모든 학교와 상점, 식당, 사무실, 극장, 관공서 등의 수용 인원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 바이든 정부는 “7월 4일 독립 기념일을 ‘코로나 독립 기념일’로 가족·친지가 모여 축하하도록 하자”며 백신 접종을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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