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詩의 뜨락]

김용출 2021. 5.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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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다녀온 집 사람이 밥 먹다가 심각한 얼굴로 말을 던진다 "나 허벅지에 있는 점 뺄래!" 뜬금없는 말에 숟가락을 놓고 말을 받는다 "누가 그 점보고 뭐라 카드나?" "그게 아이고, 어떤 할매가 흉점이라고 악연이라 카든데, 당신하고 나 악연이가?" "뭐라카노, 당신하고 산 게 몇년인데. 점이라 카는 거는 생각하기 딸렸다 아이가. 우주에서 보면 지구도 창백한 점으로 보인다 카드라. 당신은 지구를 품고 사는 거 아이가." "알았다! 고마해라! 생각 좀 해보고 앞으로 당신 날 무시하지 마래이. 그 순간 고마 지구 뿌사버릴 꺼다."

●이위발 시인 약력 △1959년 경북 영양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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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발

목욕탕 다녀온 집 사람이 밥 먹다가 심각한 얼굴로 말을 던진다
“나 허벅지에 있는 점 뺄래!”
뜬금없는 말에 숟가락을 놓고 말을 받는다
“누가 그 점보고 뭐라 카드나?”
“그게 아이고, 어떤 할매가 흉점이라고 악연이라 카든데, 당신하고 나 악연이가?”
“뭐라카노, 당신하고 산 게 몇년인데. 점이라 카는 거는 생각하기 딸렸다 아이가. 우주에서 보면 지구도 창백한 점으로 보인다 카드라. 당신은 지구를 품고 사는 거 아이가.”
“알았다! 고마해라! 생각 좀 해보고… 앞으로 당신 날 무시하지 마래이. 그 순간 고마 지구 뿌사버릴 꺼다.”

-시집 ‘지난밤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시인동네) 수록

●이위발 시인 약력

△1959년 경북 영양 출생.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어느 모노드라마의 꿈’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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