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무장한 美, 실내 '노마스크' 허용.. 바이든 "오늘은 위대한 날"
봉쇄 등 고강도 방역조치 14개월만.. 일상생활 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서
대중교통-병원 등에선 착용해야.. 일부 전문가 "시기상조" 우려
마스크 벗은 미국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항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끝낸 사람들은 대중교통 시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변경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완화된 지침을 거론하며 “대단한 이정표로, 오늘은 미국의 위대한 날”이라고 치켜세웠다. 샌타모니카=AP 뉴시스 |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3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활동들을 재개할 수 있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침을 알렸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났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없이 실내외에서 크고 작은 활동들을 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차, 버스, 지하철, 비행기 같은 대중교통이나 병원, 요양시설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요구된다. 또 백신을 맞았더라도 코로나19 증세가 있으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는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이었다. 이런 마스크를 더 이상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미 방역당국의 공식 발표는 일상생활이 사실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미국은 현재까지 1억5462만 명 이상이 최소 1회 이상 접종했다. 인구의 47%에 해당한다. 인구의 36%인 1억1898만 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60% 가까이가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고, 접종을 완료한 수치도 45%가 넘는다.
워싱턴포스트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CDC의 새 가이드라인 발표에 대해 “전면적인 사회 재가동을 위한 초석을 놨다”며 “이번 변화는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1년 넘게 규제 속에 살며 팬데믹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거대한 전환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규제로 지쳐 가는 미국인들에게 환영할 뉴스”라며 “이날 발표는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수백만 명에게 접종을 위한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DC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우리는 경제를 재건하고 일상생활을 되찾아 다시 웃고, 다시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라며 “더 좋은 날들이 올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했다. 그는 마스크를 벗은 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바짝 붙은 상태로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걸어 나와 연설했다. 백악관 직원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백악관은 이날부터 백신을 접종한 근무자와 방문자에 대해 마스크 착용 규정을 없앴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주가 아직도 2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워싱턴주는 이날 CDC 발표 직후 의무 규정을 없앴다. 뉴욕, 뉴저지주는 CDC 가이드라인을 검토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아직 과제들도 남아 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이를 구별할 방법이 없고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방법도 없다. CDC는 어린이들의 마스크 착용과 학교에서의 착용 규정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CDC의 새 가이드라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코넬대 의대 바이러스 학자 존 무어는 “모임의 규모나 상황에 따라 각자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가 전염병학자 723명을 대상으로 4월 28일∼5월 10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는 백신을 맞았어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실내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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