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천국에 간다면 犬公도 함께 갈 것이다
김성현 기자 2021. 5. 15. 03:01
개와 함께한 10만 시간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 지음|정영문 옮김|해나무|216쪽|1만4800원
저자는 하버드대 박사 학위를 받은 인류학자이자 소설가. 30여 년 동안 11마리의 개를 돌본 애견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양육 방법이 독특했다. 먹이와 물과 쉴 곳은 충분히 제공했지만, 훈련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그는 관찰하는 편을 택했다. 개 한 마리를 지켜보는 시간을 1시간으로 계산해서 총 10만 시간 동안 개의 습성을 살핀 현장 관찰기다.
도입부는 경쾌하다. 집에 도착한 첫날부터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은 시베리아허스키의 사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암에 걸린 마리아의 곁을 지키려는 파티마, 자기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도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코키까지. 페이지를 넘길수록 견공(犬公)들의 삶 역시 단순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초판 출간 후 17년이 지난 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천국에 간다면 그들도 간다. 만약 그들이 가지 못하는 곳이라면 그곳은 천국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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